캘리포니아 AB 1777
새해 벽두부터 자율주행 업계, 특히 규제와 표준을 다루는 분들이라면 주목해야 할 굵직한 소식이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왔습니다. 바로 자율주행차(AV)에게도 교통 위반 딱지를 발부한다는 내용의 AB 1777 법안 소식입니다.
그동안 운전자가 없는데 누구한테 범칙금을 물리냐며 난감해하던 경찰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생긴 셈인데요. 오늘은 이 법안이 갖는 기술적, 사회적 의미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정리해 봅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번 법안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더 이상 테스트 중인 기계가 아닌 도로 위 1인의 운전자로 대우하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3가지입니다.
* 비준수 고지서(Notice of Noncompliance) 발부: 경찰이 무인 차량의 법규 위반 시 제조사(운영사)에 공식적으로 딱지를 뗄 수 있습니다.
* 2분 룰 (Two-minute Rule): 소방관이나 경찰이 비켜라라고 지오펜싱 신호를 보내면, 차량은 2분 안에 해당 구역을 벗어나야 합니다.
* 양방향 통신 의무화: 경찰관이 차량 외부에서 원격 제어 센터(인간)와 즉시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9월, 샌브루노 경찰이 불법 유턴을 한 웨이모 차량을 세우고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멍하니 회사에 전화만 해야 했던 웃픈 상황, 이제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뉴스를 단순한 범칙금 문제로 보시면 안 됩니다. 이 법안의 진짜 무서움은 데이터의 누적에 있습니다.
경찰이 발부한 비준수 고지서는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으로 넘어갑니다. 위반 기록이 쌓이면 DMV는 이를 근거로 자율주행 업체의 운행 허가(Permit)를 갱신해 주지 않거나 취소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됩니다.
즉, 기술력(자율주행 능력)뿐만 아니라 준법성(도로 교통법 준수)이 비즈니스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알고리즘의 보수적 세팅과 원격 관제(Remote Operation) 시스템의 고도화가 발등의 불이 되었습니다.
이 뉴스가 먼 미국 땅의 이야기처럼 들리시나요? 우리의 일상, 업무와 연결되는 3가지 포인트를 짚어드립니다.
운전자라면: 억울함 해소의 시작
"내가 위반하면 칼같이 딱지 날아오는데, 저 로봇 택시는 불법 유턴해도 그냥 가네?"
그동안 도로 위에서 느꼈던 묘한 박탈감과 불공정함, 느껴보신 적 있나요? 이 법안은 도로 위의 평등을 맞추는 첫걸음입니다. 기계든 사람이든, 도로를 공유한다면 책임도 공유해야 한다는 상식이 법제화된 것입니다.
엔지니어/개발자라면: 극악의 난이도, 2분
"긴급 상황에서 원격으로 연결하고, 경로를 재설정해서 2분 안에 차를 뺀다고?"
현업에 계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통신 레이턴시(지연), 원격 제어 프로토콜, 그리고 무엇보다 긴급 차량 인지(Detection) 정확도... 이 2분이라는 숫자가 주는 기술적 압박감이 얼마나 거대한지 말이죠. 이제 ODD(운행 설계 영역) 설정뿐만 아니라 Emergency Fallback(비상 대처) 시나리오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때입니다.
정책/법규 담당자라면: 한국형 모델의 예고편
"과연 강남 한복판에서 자율주행차가 멈춰 섰을 때, 우리 경찰은 어떻게 대응할까?"
우리나라 국토부와 경찰청도 이 캘리포니아 모델을 유심히 지켜볼 것입니다. UN R 규정(R157 등)과 도로교통법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 중인 담당자분들께, 이번 AB 1777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레퍼런스가 될 것입니다.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지만, 법은 언제나 걸어서 따라간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2026년, 적어도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들어오기 위해 겪어야 할 필연적인 성장통. 과연 완성차 업체들과 스타트업들은 이 새로운 시험을 어떻게 통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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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ocalnewsmatters.org/2025/12/31/self-driving-cars-could-receive-notices-of-traffic-violations-under-new-law-in-2026/ (접속일 :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