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mo의 50만 건이 말하지 않는 것

차량은 그대로인데 운행은 10배 늘었다

by 조성우


Waymo가 주당 50만 건의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불과 2년 전 같은 수치는 5만 건이었습니다. 그 사이 차량 대수는 3,000대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운행은 10배 늘었는데 차량은 그대로라면, 무언가 구조적으로 달라진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GM은 전혀 다른 도시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가동률이 증명한 것, 그리고 증명하지 못한 것

2025년 12월 NHTSA에 제출된 자료 기준으로 Waymo의 로보택시는 3,067대입니다. 지금도 회사가 쓰는 표현은 “3,000대 이상”으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간 유료 운행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차량 1대가 소화하는 운행 건수, 즉 가동률(Utilization)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입니다.

이는 하드웨어 증설로 만든 성장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운영 노하우가 차량 한 대의 생산성을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자율주행 사업에서 오랫동안 의심받아온 단위 경제성(Unit Economics)이, 처음으로 숫자로 증명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Waymo의 10개 도시는 전부 Sun Belt지역입니다.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마이애미, 댈러스. 맑은 날씨, 넓은 도로, 차량 중심 도시 구조. 이 조건들이 가동률 향상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50만 건은 인상적인 수치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의 실질적 보편성은 선벨트 바깥에서 판가름납니다.



GM이 미시간을 선택한 이유

Waymo가 캘리포니아의 맑은 하늘 아래서 가동률을 높이는 동안, GM은 미시간 디트로이트 시내와 워런(Warren)의 도로에 200대의 차량을 풀어놓았습니다.

미시간은 ‘Salt Belt’입니다. 눈과 비, 노면 결빙, 예측 불가한 날씨가 일상입니다. GM이 이 도시를 테스트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선벨트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조건들—자율주행 시스템이 실패하기 가장 쉬운 환경—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입니다.


두 회사는 모두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함께 쓰는 센서 퓨전 전략을 택했습니다. 테슬라가 카메라 단독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정반대의 철학입니다. 어느 하나의 센서가 실패할 때 다른 센서가 보완한다는 원칙, 그 원칙이 악천후와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더 중요해진다는 판단입니다.


Waymo가 6세대 시스템에서 기술 성숙도를 바탕으로 센서 수를 줄이며 비용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센서 퓨전이라는 전제를 유지한 채 효율을 높이는 진화입니다. 방향은 같되, 쌓인 시간이 다릅니다.


현재 5세대 시스템에서 카메라 29개, 라이다 5개였던 센서 구성이 6세대에서는 카메라 13개, 라이다 4개로 줄어듭니다. 하드웨어 비용은 기존 대비 50% 이상 절감해 2만 달러 이하가 목표입니다.


적용 차량도 재규어 I-PACE 중심에서 지커(Zeekr) 미니밴 ’오하이(Ojai)’와 현대 아이오닉 5로 넓어집니다. 이는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 체제를 동시에 준비하는 신호입니다. 지금까지의 성장이 운영 효율화였다면, 다음 단계는 차량 단가를 낮춰 플릿을 본격 확장하는 스케일업입니다.


GM은 그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써야 했습니다.


Cruise가 남긴 것

2023년 10월, Cruise의 로보택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를 충격한 후 차량으로 밀어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캘리포니아 DMV는 즉시 운영 허가를 정지시켰고, GM은 로보택시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단 하나의 사고가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멈췄습니다. 자율주행 사업에서 신뢰의 임계점은 매우 낮습니다. 일반 운전자 사고율보다 훨씬 낮은 오류라도, 그것이 공개되는 순간 사회적 수용성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Cruise가 멈춰 있던 그 시간 동안, Waymo는 운행 데이터를 쌓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Sun Belt라는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실제 승객을 태우고 실제 도로를 달린 경험은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가동률 10배 성장의 배경에는 기술만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달린 시간이 있습니다.

Cruise가 무너진 자리에서 GM이 다시 자율주행으로 돌아온 방식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로보택시 사업보다 먼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는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2026년 캐딜락 셀레스틱 같은 프리미엄 EV에 먼저 적용하고, 2028년 에스컬레이드 IQ를 기점으로 쉐보레를 포함한 전 라인업으로 확산합니다. 무인 택시가 아니라, 오너 드라이버의 손에 먼저 쥐어주는 전략입니다. 사회적 수용성을 다시 쌓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를 택한 것입니다.



Waymo도 지금 같은 시험대에 서 있다

Waymo는 Cruise와 달리 지금까지 사회적 신뢰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NHTSA와 NTSB는 스쿨버스 관련 법규 위반 사례를 조사 중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정차 차량을 이동시키기 위해 경찰과 소방대원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는 Uber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Waymo는 Uber의 거대한 수요망을 활용해 자체 인프라 없이도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적대적 경쟁보다 플랫폼 공생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기술은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 시스템—경찰, 소방, 대중교통, 스쿨버스 노선—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입니다. Cruise의 사례가 보여주듯,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운행 건수가 아무리 늘어도 한순간에 멈출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시계, 다른 방향

Waymo의 공개된 다음 목표는 2026년 말까지 주간 100만 건 돌파입니다.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시작했지만 캘리포니아 서비스에 필요한 허가를 아직 하나도 취득하지 못했습니다. Avride, Motional, Zoox도 연내 유료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GM은 2028년을 보고 있습니다. 다른 타임라인, 다른 도시, 다른 진입 경로. 두 회사가 향하는 목적지는 같습니다. 그러나 가는 길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은, 자율주행의 정답이 아직 하나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격차는 단순히 기술이나 차량 수가 아닙니다. 규제 신뢰, 운영 데이터, 도시 시스템과의 공존 경험—이것들이 쌓인 시간의 차이입니다. 후발 주자들이 따라잡아야 하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그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Sun Belt의 맑은 날씨 위에서만 쌓이지 않습니다.


원문: Kirsten Korosec, “Waymo’s skyrocketing ridership in one chart”, TechCrunch, 2026.03

차트 이미지 출처: TechCrunch / Waymo


GM 관련 내용 참조: AutoWeek, “GM Deploys 200 Vehicles with Driverless Tech”,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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