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가 도쿄에 갔다, 그리고 ‘수개월’을 선언했다

자율주행의 격전지가 캘리포니아에서 도쿄로 이동하고 있다

by 조성우


자율주행차를 처음 타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잘 가더라고요. 근데 이게 다른 도시에서도 되나요?”


그 질문에 웨이모가 처음으로 명확한 답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도쿄에서, ‘몇 달 안에’라는 표현과 함께.

지난주 웨이모는 도쿄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최고제품책임자 Saswat Panigrahi는 이 자리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했습니다. “도쿄 출시까지 몇 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몇 달 안에 준비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그는 한 가지를 명확히 못 박았습니다. 이것은 기술적 준비 완료를 의미하는 것이지, 규제 승인을 포함한 선언이 아니라고.

이 문장 하나가 자율주행 산업의 현재 위치를 압축합니다.

실제 일본에 자율차를 진출하려면, 국제기준의 DCAS, 한국의 성능인증제와 유사한 내용으로 국토교통성과 해당 지방의 승인이 필요하더군요.




AI가 ‘도시 과적합’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한때 자율주행 업계를 짓눌렀던 우려가 있었습니다.

AI 모델이 샌프란시스코 데이터에만 너무 정교하게 맞춰져 있어서, 다른 도시에 가면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통 신호 배치가 다르고, 차선 폭이 다르고, 운전 문화가 다르면, 핵심 모델은 이식되지 않고 현지에서 새로 구워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웨이모는 2025년 4월부터 인간 운전자가 조작하는 방식으로 도쿄 시내를 누비며 데이터를 수집해 왔습니다. 단 1년 남짓의 데이터 수집 기간 끝에 경영진이 ‘수개월 내 기술 준비’를 언급한 것은, 이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Panigrahi는 “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비교해 보면, 교통 규칙은 다르지만 유사한 점도 많다”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쌓은 노하우를 도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좁은 골목, 자전거, 고카트와의 조우, 우핸들 도로 환경을 언급하면서도 그의 어조는 담담했습니다.

자율주행 AI의 일반화단계가 시작됐습니다.

특정 도시에서 쌓인 판단 체계가 다른 도시로 이식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기술 진입보다 어려운 것: 사회적 진입


웨이모는 직접 차량을 만들지 않습니다.

차량은 협력사가 만들고, 웨이모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급합니다. 미국에서는 재규어 I-Pace로 출발했고, 조만간 중국 지리(吉利) 홀딩의 Zeekr 브랜드가 만드는 전용 로보택시 ‘Ojai’로 전환됩니다.


일본에서는 다른 전략이 작동합니다. 니혼 교통(日本交通)과 라이드헤일링 앱 GO, 그리고 토요타와의 협력을 동시에 언급했습니다.

니혼 교통은 약 100년의 운영 이력을 가진 택시 회사입니다.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그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로컬 운영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려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일본 시장 특유의 규제·문화 장벽을 낮추기 위한 계산도 담겨 있습니다.


일본의 자율주행 관련 허가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앙정부와 도쿄도 양측 모두와 협력해야 합니다. 토요타와의 협력 가능성 언급은 이 맥락에서 읽혀야 합니다. 현지 제조 생태계와의 연계는, 외국 기업이 일본 규제 환경에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 중 하나입니다.



GM 크루즈가 떠난 자리


2024년 12월, GM은 Cruise의 로보택시 사업을 전면 철수했습니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비용이 이유였습니다. 혼다는 GM·Cruise와 손잡고 2026년 초 도쿄 중심부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 계획은 한 번에 무너졌습니다.


혼다는 여전히 로보택시 서비스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닛산은 2025년 11월부터 1월까지 요코하마에서 제한적 시범 운행을 마쳤고, 2027년 상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Nuro도 일본에서 데이터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테슬라는 FSD의 일본 승인을 2026년 안에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쿄는 자율주행 기술의 국제 실증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 준비가 아닙니다.

어느 기업이 규제 승인을 먼저 받고, 사회적 신뢰를 먼저 획득하느냐입니다.



6세대 하드웨어가 암시하는 것


현재 도쿄에서 달리는 웨이모 차량은 5세대 하드웨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6세대 개발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두 가지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눈길·빙판길 대응, 그리고 하드웨어 비용 절감입니다.

이 두 가지는 별개로 보이지만 같은 의미를 가리킵니다. 자율주행이 ‘맑은 날의 캘리포니아’를 넘어서려 한다는 것입니다. 도쿄도 서울도, 런던도, 눈이 내립니다.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가 되려면 기후 조건의 제한을 걷어내야 합니다.


6세대는 Zeekr 브랜드의 전용 플랫폼 Ojai에 통합됩니다. 중국 제조 기반의 비용 효율성과 미국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결합하는 구도입니다.

자율주행의 경쟁은 이제 소프트웨어 성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하드웨어의 단가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공동 CEO Dmitri Dolgov는 지금을 “가속화된 글로벌 확장 단계”로 규정했습니다. 기초 연구 국면은 끝났다는 선언입니다. 그는 동시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책임 있는 배치에 앞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기술이 준비됐다는 선언과, 아직 할 일이 많다는 경고가 같은 자리에서 나온 셈입니다.

도쿄는 그 두 문장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Matilde Alves, “Waymo Says Robotaxi Launch in Tokyo ‘Could Be Ready in a Few Months’”, EV, (접속일 : 2026.03.31)

#웨이모 #자율주행 #도쿄로보택시 #SDV #자율주행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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