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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바이두, 웨이모를 따라잡다:

로보택시 산업의 균형이 바뀌는 시점

by 조성우

최근 CNBC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바이두(Baidu)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의 주간 로보택시 탑승 건수가 25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올해 4월 기준 미국 웨이모(Waymo)의 주간 유료 탑승 수와 동일한 수준으로, 양국 자율주행 산업의 상징적 균형점으로 평가됩니다.


바이두는 현재 중국 내 4대 도시(베이징, 상하이, 우한, 선전)에서 완전 무인 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으며, 해외로는 홍콩, 두바이, 아부다비, 스위스까지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해외 진출 속도는, 미국 기업이 아직 각 주의 규제 허들을 통과하지 못해 제한된 지역에서만 운행 중인 현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양적 성장: 웨이모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바이두는 올해 10월 31일 기준, 완전 무인 주간 탑승 25만 건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6월 말 기준 주당 평균 16만 9천 건에서 50% 이상 성장한 수치로, 단기간 내 운행 효율과 서비스 커버리지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폴로 고는 누적 1,700만 건의 로보택시 주문, 2억 4천만 km의 주행 거리, 그리고 1억 4천만 km의 완전 무인 주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규모는 자율주행 AI 학습 모델의 정도를 결정짓는 핵심 데이터 자산으로, 중국이 웨이모보다 실도로 데이터 기반 학습 측면에서 앞서가고있음을 시사합니다.



수치로 증명한 안전성과 신뢰 구축


바이두는 평균적으로 1,010만 km당 한 번의 에어백 전개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연방 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인간 운전 사고율(약 64만 km당 1회 충돌)과 비교해 월등히 낮은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중국 정부가 로보택시를 공공 교통 체계에 편입시키기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해외 도시(예: 두바이, 스위스)에서도 기술 신뢰성 검증 통과의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운영 모델의 차이: 규제 철학이 산업 속도를 결정


웨이모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일부 구역 내에서만 상업 운행이 허용된 ‘지오펜스(Geofence)’ 모델을 유지-일본 진출 등 시도중이기 하지만 - 하고 있습니다. 반면, 바이두는 중국 각 지방정부의 단계적 승인 체계를 활용해 도시 전체 단위의 점진적 상용화 모델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정책적 선택이 아니라, 데이터 확보 속도와 시스템 진화 속도를 결정하는 근본적 요인입니다.

즉, 규제의 완화가 기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품질과 양을 높여 안전성을 향상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바이두가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 패권’의 전환 신호


자율주행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경쟁이 아니라, AI·데이터·정책 생태계가 결합된 복합 산업 전쟁입니다.

바이두가 이번에 웨이모와 동일한 주간 탑승 수준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미국 중심이던 기술 패권 구조가 서서히 다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중국은 완전 무인 서비스의 도시 확대와 함께, 해외 기술 수출 모델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수입 중심의 기술 확산”에서 “수출형 기술 외교”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는 중국 기술 기업이 단순히 내수 시장을 넘어 로보택시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하려는 야심을 보여줍니다. 해외 시장 진출은 각국의 상이한 규제 환경과 도로 조건을 극복해야 하므로, 바이두의 기술이 상당한 수준의 성숙도에 도달했음을 시사합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

• 11월 13일: 바이두 연례 기술 컨퍼런스 — 신규 자율주행 플랫폼 Apollo Moon Pro 공개 가능성

• 11월 18일: 3분기 실적 발표 — 로보택시 매출이 처음으로 별도 항목으로 보고될 가능성

• 2026년 이후: 중국 내 지방정부 주도형 로보택시 인프라 사업 확대 예고



바이두의 주간 25만 건 운행은 단순한 수치 경쟁이 아닙니다. 이는 “안전성과 신뢰를 확보한 대규모 완전 무인 운행”이 가능함을 입증한, 자율주행 상용화의 전환점입니다.


유럽이 자동차의 발원지이지만 미국이 자동차문화를 선도했듯이, 웨이모가 기술적 ‘선구자’였다면, 바이두는 산업화의 ‘실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더 빠르게 도시 단위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의 대응 방향: 기술보다 ‘운영 생태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ADAS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완전 무인 상업 운행(레벨 4) 단계에서는 제도와 인프라의 제약이 여전히 큽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시범운행지구 중심으로 허가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파일럿 프로젝트”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 단위 규제 샌드박스화:

• 특정 구역이 아닌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단계적 완전 무인 운행을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예: “수도권 레벨 4 실증특구” 지정 등.

2. 공공데이터 연계 기반의 신뢰 검증 체계 구축:

• 바이두가 보여준 것처럼, 안전 데이터의 ‘정량적 공개’가 신뢰의 출발점입니다.

• 자율주행차 사고·운행 데이터를 정부가 중앙 DB로 통합·공유해야 합니다.


https://www.cnbc.com/2025/11/03/china-baidu-robotaxis-alphabet-waymo-.html (접속일 ​: 202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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