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낸다면, 내 책임일까?

중국이 내놓은 파격적인 해답

by 조성우

자율주행 기술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질문이 하나 있죠.

"만약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가다가 사고가 나면,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내가 처벌받을까?"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법적 책임 문제는 여전히 모호한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특히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이 복잡한 실타래를 끊어내는 매우 명확하고 강력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발표했습니다.

2025년 4월 1일 발효된 베이징의 자율주행차 규정은 자율주행차 제조사가 "차량 품질 및 생산 일관성에 대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자동차 제조사가 기능적 안전을 보장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ICV)의 테스트 및 상업적 운영을 관장하는 상하이의 규제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강화합니다. 지능형 차량 테스트 및 적용 조치에 따라, 상하이는 자율주행차를 배치하는 모든 기업이 적절한 도로 운송 운영 자격을 보유하고 완전한 안전 생산 관리 시스템을 유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운영 중 해당 기업은 사용자에게 잔존 위험을 알리고, 필요한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하며, 모니터링 및 보고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상하이가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 중인 차량이 교통사고를 일으킬 경우 자율주행 운영을 수행하는 주체가 "우선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배상 책임(first bear the corresponding compensation liability)"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사라졌다? "당신은 이제 승객입니다"


이번 중국 규제의 핵심은 '운전의 주체'를 인간에서 시스템(기업)으로 완전히 넘겼다는 점입니다.


* 기존: 자율주행 보조 기능(Lv 2, Lv 3)을 써도 전방 주시 의무는 인간에게 있었습니다. 사고 나면 "왜 안 봤어?"라며 인간 탓을 했죠.


* 변화 (Lv 4/Lv 5): 베이징과 상하이의 새 규정은 완전 자율주행 모드 시 탑승자를 '운전자'가 아닌 '승객(Passenger)'으로 규정합니다.


* 운전석에서 영화를 보든, 잠을 자든 상관없습니다.

*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제조사(결함 시)나 운영자(관리 소홀 시)가 집니다.




피해자는 기다리지 않는다: "선(先) 배상, 후(後) 구상"


사고가 났는데 "소프트웨어 오류냐, 센서 고장이냐"를 따지며 몇 년씩 재판을 한다면 피해자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상하이의 규정은 이 지점에서 매우 실용적입니다.

사고가 나면 자율주행 운영 업체가 일단 피해자에게 배상합니다. 책임 소재(제조사 잘못인지 등)는 배상이 끝난 뒤 자기들끼리 데이터를 까보고 따집니다(구상권 (recovery) 청구).

즉, 소비자와 피해자는 기술적 복잡함 뒤에 숨은 기업의 핑계를 듣지 않아도 됩니다.



내 차여도 내 책임이 아니다? (단, 조건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개인 소유 Lv 4/Lv 5 차량에 대한 접근입니다.

내가 산 개인 소유의 자율주행차라면 어떨까요? 여기서도 원칙은 같습니다. 자율주행 모드 중 사고는 제조사 책임입니다.

단, 소유주에게도 새로운 의무가 생깁니다. 바로 '유지보수와 업데이트'입니다.

차량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하세요"라고 했는데 무시했거나, 센서가 더러운데 닦지 않고 억지로 작동시켰다면? 그때는 소유주(운영자) 책임이 됩니다.

즉, '운전 실력'이 아니라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향후 개인용 자율주행차 판매 시, 제조사가 소유자에게 강제적인 유지보수 계약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됩니다.



또한 중국은 차량 상태 및 환경 조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포함하여 모든 자율주행차 테스트 및 상업 운영에 대해 포괄적인 데이터 기록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침은 충돌 최소 60초 전부터 30초 후까지의 사고 데이터를 보존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블랙박스" 스타일의 요건은 사고 조사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 흔적을 생성하여, 규제 당국과 보험사가 사건을 정확하게 재구성하고 올바른 주체(주로 운영자 또는 제조사)에게 책임을 할당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불안을 신뢰로 바꾸는 기술"

여러분, 이 뉴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사실 우리가 자율주행차를 타기 망설여지는 진짜 이유는 기술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잘못됐을 때 나를 보호해 줄까?"라는 불안감 때문일 겁니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무서운 점은 기술력 그 자체보다 '제도적 자신감'에 있습니다.

"사고 나면 기업이 책임지게 만들게. 그러니 시민들은 안심하고 타라."

이런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제조사들이 목숨 걸고 더 안전한 차를 만들게 강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책임이 무거워질수록, 기술은 더 완벽해져야 하니까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운전대의 피로를 내려놓는 대신, 내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관리자'로서의 새로운 즐거움을 맞이할 준비, 이제 슬슬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s://cleantechnica.com/2025/12/05/chinas-most-updated-autonomous-driving-framework-makes-both-carmakers-operators-owners-included-liable-in-a-crash/ ​ (접속일 : 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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