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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금융과 인연이 깊은 총장

자리를 금융위원장으로 옮겨도 될 듯하다.

by 필립일세


4월 칼럼


‘사문서 위조’에 대한 의심과 ‘위증 교사’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는 장모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뿐만 아니라 그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에도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부인까지 모두가 금융과 관련된 사건들이다. 이런 문제들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검찰총장은 급기야 본인이 직접 나섰는지 아니면 이름만 거론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채널A’ 문제에도 언급되고 있다. 한때 주식시장에서 Hot한 종목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던 ‘신라젠’과 관련된 투자자모집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형을 확정 받아 복역하고 있는 이철 전 VIK대표에게 채널A기자(이하 A씨)가 편지를 쓰면서 사안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던 문제였지만 이철 전 VIK대표의 ‘지인(이하 K씨)’이 문제의 A씨와 만나서 나눈 대화내용을 언론에 나와 공개하면서 파장을 낳았다.

면밀히 따져봐야 할 내용이지만 언론에 K씨가 공개한 발언이 사실일 경우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본다. 예전의 국정원에서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못지않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금융 비리와 연결된 범죄자로 만들기 위한 증거조작 미수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검찰의 역사에 또 다른 치욕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K씨가 언급하고 있는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부산 쪽 고검장은 특수부 출신의 검사로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K씨는 A씨와 나눈 대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되었던 표현들을 보면 거의 조직폭력배들이나 할 수 있는 협박과 회유가 나와 방송을 듣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과연 권력을 쥔 검찰이 저항하지 못하는 재소자의 가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협박과 회유를 했을까 싶을 정도다. ‘총선’과 ‘코로나19’로 어수선할 때 발생한 연예인의 수면제 사건과 이런 금융범죄와 관련된 취재 보도로 국민들은 지금 허탈해 하고 있다.

일단 채널A측에서 A씨가 취재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봐서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것이 기자 개인의 일탈이든 아니면 ‘채널A’ 전체의 공모든 말이다. 그렇다면 취재과정의 잘못된 점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게 우선인데 이에 대한 언급도 없이 오히려 부적절한 거래를 보도한 MBC를 비난하고 있다. 그 모습에서 그 옛날 아주 아득한 옛날에 있던 한 사건이 떠올랐다. 부산의 ‘초원 복국집 사건’이다.

1992년 12월 11일 김영삼 대통령후보가 뛰던 14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장관을 했던 김기춘 씨가 부산 대연동에 있던 ‘초원복국식당’에서 부산시장을 비롯해 안기부지부장, 기무부대장, 경찰청장, 검사장 등 기관장들을 불러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지역감정을 일으켜서라도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켜야한다고 독려했던 사건이다. 당시 현대 정주영회장이 대통령후보로 나와 만든 통일국민당에서 국회의원을 하던 아들 정몽준의원이 있었다. 그는 국민당원과 안기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이 모임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자료를 확보해서 언론에 폭로했다. 모임을 주도한 김기춘 씨는 불구속 기소되고 참석한 기관장들은 무혐의 처리되었다. 폭로한 정몽준 의원과 도운 이들은 모두 불구속 기소되어 선고유예와 집행유예 등을 받아 실제로 형을 살지는 않았지만 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그리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던 기관장들과 김기춘 씨보다는 불법도청을 더욱 부각시킨 언론들의 도움으로 선거분위기는 김영삼 후보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어 우리가 아는 대로 1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여러분이 보기에도 뭔가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지금 채널A의 사건이 사실이라면 재소자에게 그의 가족을 담보로 한 협박과 회유로 취재를 하려했던 것이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그때는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함이었고 지금은 그들의 대화에서 사용되는 ‘3말4초’의 시기에 사건을 터트려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검찰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로 사실을 밝혀야 한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사실을 보도해야하는 언론이 특종을 위해 사실을 조작하고 왜곡하는 공작을 멈출 수 있게 도와줘야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는 검찰의 모습이 기우였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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