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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Oct 12. 2020

지중해에 해상제국을 세운 페니키아

2020.10.12




지중해에 해상제국을 세운 페니키아      




 척박했던 그리스의 여러 폴리스들에게는 태동이후 인구가 증가하고 성장할 무렵 부족해진 식량을 해상교역으로 공급해준 ‘카나안(Canaan)’이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과 동일한 대상이다. 스스로를 카나안이라고 불렀던 이들을 그리스사람들은 자주색염료를 의미하는 포이니케(Phoiníkē)나 포에니키아(Phœnicia)라고 불렀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들을 페니키아라 부른다. 그리스인들보다 먼저 해상세력을 가지고 있던 지중해의 제왕이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있는 비옥한 초승달지대의 중간인 레반트 지역에 위치했던 페니키아는 그리스보다 앞선 도시국가의 연합체였다. 페니키아의 주요 도시국가(폴리스)는 트리폴리, 비블로스, 베리토스, 시돈, 사레프타, 티레, 아크레, 도르 같은 도시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해안선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비블로스와 시돈, 티레가 두각을 나타내며 자주색 염료로 만든 옷을 입고 지중해의 교역을 통해 옷감과 염료를 비롯한 여러 품목으로 페니키아의 이름을 알렸다.







 페니키아인들은 배를 타고 수메르와 이집트 에게해가 위치한 동지중해 일대를 중심으로 상업 활동이 활발하게 했다. 그리스에는 곡물을 비롯한 식량자원을 공급하면서 올리브유와 와인을 가져다가 다른 지역에 수출했다. 오랜 항해와 지중해기후로 변질될 수 있는 와인 같은 자연식품에 상하지 않도록 송진을 넣은 올리브유를 와인위에 부어서 상하지 않게 했던 것이 유명해져 지금도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스의 도자기와 건어물도 교역품목이었다. 그 외에도 아프리카지역에서 나오는 상아나 귀금속으로 만든 공예품이나 수메르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의 향신료 같은 사치품, 히스파니아 지역의 은과 사이프러스에서 채굴되는 구리 같은 광물을 필요한 지역에 공급하기도 했다. 중계무역외에도 삼나무나 소나무 같은 목재나 유리공예품, 보랏빛 염료로 만든 옷감을 잘 만들어 직접 생산하기도 했다. 페니키아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이집트에서 발견되는 미라 중에는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담배와 코카인 흔적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점들로 인해 페니키아가 아메리카에도 진출했었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동쪽 끝에 자리를 잡았던 페니키아는 지중해의 서쪽 끝인 지금의 잉글랜드령 지브롤터와 에스파냐령 세우타와 모로코일대까지 식민지로 두며 지중해의 해상교역을 주름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 페니키아는 서지중해지역에서 보다 원활한 교역을 위해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와 같은 거점지역에 새로운 식민지들을 건설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번성하고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바로 카르타고다. 카르타고는 훗날 페니키아의 도시국가들이 마케도니아에 흡수되고 나서 서지중해지역의 페니키아 식민도시들의 우두머리역할을 하게 된다. 







 페니키아는 바다를 통해 교역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선술과 항해술이 성장했다. 조선술은 갤리선을 처음으로 개발할 정도로 뛰어났다. 배의 크기로 인해 풍랑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연안항해가 주를 이루었지만 이집트의 파라오의 지원을 받아 갤리선을 타고 홍해를 출발해 아프리카를 일주한 기록은 그들의 항해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말해준다. 그 외에도 배를 항해하면서 밀물과 썰물 같은 조류의 흐름을 활용했고 야간 항해를 하면서 별의 위치를 활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천문도 발달했다. 이러한 중계무역으로 이룬 부는 더 많은 부를 획득하기 위한 교역의 확장을 위해 식민지건설까지 이어지게 된다. 호기심과 용기가 기반이 된 탐험을 통해 쌓은 많은 경험은 페니키아인들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해상세력을 활용한 부를 쌓을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부를 얻기 위해 그들이 찾는 물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었다. 







 기독교의 성경 에스겔서에서 상아로 만든 배와 은으로 닦은 길, 금으로 누대를 쌓아올렸다고 언급한 부분은 페니키아의 중심인 티레가 누리던 부(富)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지중해 해상패권의 장악은 지중해 부의 장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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