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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Aug 28. 2021

연료의 위기속에서 태어난 산업혁명

결핍이 가져다 준 기술혁신만이 선도할 수 있다.

연료의 위기 속에서 태어난 산업혁명   




  

 잉글랜드에서 숲은 곶감이었다. 사람들의 살림터를 마련하고자 벌목했고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벌목했다. 땔감을 확보하기 위해 벌목이 진행될수록 산림은 점점 황폐해져갔다. 양모를 얻기 위한 방목은 목초지 확보가 중요했다. 여러 이유로 산림을 복구하려는 의지는 없었다.  




 이런 산림의 부족은 목재의 부족을 낳았다. 목재는 전함을 만들 때도 필요했지만 철을 녹일 때도 필요했다. 숯은 높은 화력에 쉽게 타다보니 사용량이 많아져 비용을 증가시켰다. 잉글랜드의 철광석에서 철을 1톤 생산하는데 필요한 숯은 1천 톤이었다. 철을 부드럽게 만들 정도의 뜨거운 온도가 중요하다보니 철 생산에 필요한 비용의 3/4을 숯이 차지할 정도였다. 숯으로 올릴 수 있는 온도가 약 1100℃까지다보니 1535~1539℃녹는 철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었다.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듯 연하게 만들어 망치로 두드리고 식히고를 반복해야만 했다. 목재의 부족으로 숯 생산이 줄어들자 철의 생산량도 감소했다. 결국 품질 좋은 철광석을 가진 목재강국 러시아와 스웨덴에서 만들어진 철을 비싼 가격에 수입하게 된다. 물가상승의 원인이었다. 




 이런 비용의 문제를 해결한 게 바로 석탄이다. 철기시대가 시작된 대장간에서 18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련의 역사에서 철을 생산하는데 사용된 원료는 숯이었지만 아브라함 다비(Abraham Darby)가 나타나 석탄용광로를 만들면서 세상은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석탄을 활용해 철을 만드는 기술은 예전부터 시도되었지만 석탄이 타면서 발생하는 황(S)이 문제였다. 황이 철과 결합하면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깨지다 보니 제 역할을 못했던 것이다. 다비는 고민 끝에 철제용기를 만들던 다비는 철의 품질개선을 위해 제철소를 세우는 선택을 한다. 다비는 저황탄을 구하기 쉬우면서도 철광석이 풍부한 입지조건을 찾다가 ‘세번(Severn)강’이 흐르는 콜브룩데일(Coalbrookdale)에 제철소를 세우기로 정한다. 다비는 폐기된 고로를 개수하여 6개월 동안 저황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1709년에 코크스 제조에 성공한다. 공기를 차단해 밀폐시킨 로(爐)에 저황탄을 넣고 고온으로 건류하여 코크스를 제조했다. 완성된 코크스를 이용해 품질 좋은 철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도 성공한다. 




 맨체스터와 버밍험 사이의 작은 시골에서 성공한 이 제조법은 공명심이 없던 다비로 인해 당시에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1717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다비는 다비2세와 손자인 다비3세가 이어가면서 기술은 진화되었고 코크스의 활용도가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다비3세 때에는 제임스와트의 증기기관을 사용하면서 당시 잉글랜드에서 가장 큰 제철소로 성장한다. 좋은 증기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좋은 철이필 요했고 이를 이용해 품질 좋은 증기기관은 여러분야로 퍼져나갔다. 또 철은 철로를 만들며 운송의 혁명을 낳았다.




 18세기 후반에 들어 코크스 제조법은 브리튼 섬 전체로 확산되었고 제철공업에 구조적인 변화까지 이끌게 된다. 열원을 석탄으로 사용하다보니 1800년경에 이르러서는 잉글랜드 제철소 3/4이 탄광에 가까운 곳으로 이동한다. 거리적 제한이 줄어들면서 석탄채취와 철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정을 구축한 기업이 출현하게 된다. 숯을 사용했던 용광로는 25개로 정체되었지만 코크스를 사용하는 용광로는 1760년 14개에서 1790년에 86개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된다.




 철 생산도 영향을 받아 1740년 1만 7000톤 생산에 그쳤던 것이 1778년 6만 8000톤으로 늘더니 1806년 25만 8000톤, 1839년 124만 8000톤으로 급성장하게 된다. 1852년에 이르러 잉글랜드는 당시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체 철의 절반에 이르는 270만 1000톤을 생산하게 된다. 




 철을 만든다는 것은 철로 만드는 다른 산업의 성장을 의미했다. 군수산업을 비롯해 자동차산업의 발전은 다른 나라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계륵이었던 석탄을 코크스로 만든 단하나의 기술은 단순한 부의 창출을 넘어 다이아몬드보다도 값진 인류사의 혁명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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