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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y 21. 2022

칵테일-술에 술을 타서 만든 술

술과 만난 술이 만들어낸 술

칵테일-술에 술을 타서 만든 술     






 칵테일은 알코올성 음료인 술에 다른 종류의 술을 섞어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음료다. 알코올이 들어있는 술을 기본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진출과 과도한 음주가 줄어들면서 알코올 섭취를 줄이기 위해 비(非)알코올성 음료와 과일주스를 사용해서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다양한 칵테일이 우리의 시선과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탄산이 있는 비어와 스파클링 와인은 잔의 길이가 길다. 술의 특징인 탄산가스의 기포를 즐기라는 배려에서다. 레드와인은 향을 맡기 위해 잔의 볼이 넓다. 반대로 화이트와인은 향보다는 차갑게 마시기 위해 잔의 크기가 작다. 위스키나 브랜디를 마실 때 사용되는 잔은 향을 맡기 위해 레드와인처럼 볼이 넓지만 알코올도수가 높아 잔의 크기는 작다. 이렇게 술이 가진 특성에 따라 잔의 모양이 나뉜다. 다양한 술이 어우러지는 칵테일은 만드는데 재료뿐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결과물의 색까지 다양하다보니 정해진 틀 없이 여러 모습의 잔이 사용된다. 한두 가지 형태의 잔으로 칵테일의 자유분방함을 가두기에는 너무도 가혹하기 때문이다.






 칵테일은 여러 가지 음료를 사용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화이트 럼, 진(Gin)이나 보드카(Vodka)처럼 무색인 증류주를 주로 사용한다. 무색인 술들은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자신만의 특색을 드러내기보다는 무색인 증류주가 가진 도수 높은 알코올의 장점을 살리면서 다른 음료의 색이나 맛을 살려주기 때문에 칵테일에 함께 사용되는 여러 음료와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에도 무색인 술이 존재한다. 바로 소주다.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은 희석식소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절에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해외에서 들어온 술을 지칭하던 용어인 양주에 비어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탄생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 마시는 칵테일을 꼽는다면 바로 ‘소맥’이다. 소주(燒酎)와 맥주(麥酒)를 잔에 섞은 소맥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국민 칵테일’이다. 음식점에서 파는 술을 이용해 누구나 만들 수 있어 애주가사이에서 널리 음용되고 있다.






 술을 섞을 때에 완성된 술을 섞는 게 칵테일의 시작이지만 만들 때부터 섞던 역사는 더 길다. 청주나 탁주, 비어나 와인 같은 발효주는 잘 만들어진 술이더라도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보관하면 신맛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를 방지위해 땅이나 동굴에서 술을 보관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이런 방법으로 보관했었지만 거리가 멀거나 더운 지역에서는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술은 만들어진 곳에서 멀리가지 못했고 대신 제조법이 퍼져 지역의 특징을 살린 술이 만들어졌다.






 그러던 중 증류주를 만드는 방법이 보급되면서 더 이상 신맛의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발효를 하는 중이나 발효를 마친 뒤에 증류주를 넣으면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해 변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로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를 발효과정에 넣어 만들어진 술이 바로 포르투갈의 포트(Port), 마데이라(Madeira)와 에스파냐의 셰리(Sherry)다.   








 이런 술이 우리도 있다. 지난다는 과(過)와 여름의 하(夏)를 붙여 여름을 지내도 신맛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과하주(過夏酒)다. 조선 태종 때 처음 언급된 이후 여러 고문헌에 주조법까지 소개되고 있어 널리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밥으로만 술을 만들던 시절 여름에 술빚기가 어려워지자 이미 완성된 술에 밥과 누룩을 섞어 새로운 술을 만들었다. 소주를 사용하면서 품질이 더욱 좋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김천지역 과하주는 유래가 전혀 다르다.- 과하주의 놀라운 점은 미생물 활동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던 시기로 눈으로 보는 것만을 사실로 인식하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술을 섞어 술을 만들었던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술빚기 경험에서 나온 지혜로 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칵테일 또한 이런 모습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술의 맛에서 칵테일의 또다른 분야로 자리를 잡고있는 각종 퍼포먼스까지 미래 칵테일의 모습은 어떻게 다가와 우리를 즐겁게 할지 그 변화에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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