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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Jul 16. 2023

엔화 가치의 상승은 경기의 불안을 나타내는 지표

총선까지 버틸 수나 있을지...

엔화 가치의 상승은 경기의 불안을 나타내는 지표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이하 우에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ank of Japan)의 수장이 10년 만에 바뀌었다. 일본은행의 총재가 새롭게 바뀌면서 모두가 일본도 저금리 기조를 접고 세계적인 흐름이 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우에다는 ‘일본의 버냉키’라고 불리는 인물로 일본이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저금리와 양적완화같은 금융 완화 정책을 통해 계속 돈을 풀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은행을 최장기간 이끌어왔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이하 구로다) 가 경기부양을 위해 유지해왔던 정책인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돈 풀기, 국채 매입)같은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정책의 방향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수장이 바뀌는 게 과연 의미 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의 입장이 이해가는 이유는 물가 2%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위축되어가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꿈같은 일이지만 경기침체가 오랜 시간 지속된 일본의 입장에서는 물가를 2% 이상으로 올라야 경기가 순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있는 현재의 정책을 고수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보인다.






 정부가 국채를 사들인 만큼 금융시장에는 돈이 풀렸다. 물가 상승을 위해 돈을 풀어야 했던 일본은 적당한 때마다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물가가 떨어지지 않게 조절했다. 일본은행 수장으로 있었던 구로다가 그동안 이런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해오다 보니 재화(물건)보다 돈이 흔해졌고 일본 화폐의 가치는 하락했다. 금리까지 마이너스여서 빌려쓰기 쉬운 돈으로 전락했었다. 그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돈이 일본을 넘어 여러 나라에 공급되어있는 상태다. 이때 아무 일 없을 거 같던 금융시장에 갑작스레 불어온 ‘SVB사태’는 정적을 깨는 혼란을 제공했다.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 때마다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는 돈의 수요로 인해 가치가 상승해왔다. 즉,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니 엔화의 값이 오르면서 강세를 보여주었다. SVB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한동안 일본 엔화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엔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물가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엔의 강세는 일본에게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엔화 강세는 수입 물가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에 물가 상승을 유도하려는 일본 정책과 반대되는 물가하락 현상을 불러온다. 






 엔화가 상승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금융시장에 있는 엔화의 수량보다 지금처럼 안전을 위해 엔화를 찾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 엔화는 가격이 오르게 된다. 엔화의 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엔화를 가진 사람들은 전보다 엔화의 값이 올라 비싸게 팔 수 있어 이득이다. 엔의 강세는 비교 대상의 약세를 의미한다. 즉, 엔의 강세는 원의 약세라고 볼 수 있다. 엔화 상승기에는 ->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고 대금을 엔화로 받은 사람들은 엔화를 쥐고 있다가 원화로 교환을 했을 때 전보다 많은 원화를 받게 된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 돈을 빌린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일본에 이자를 지급할 때 엔화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엔화로 교환하면서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모든 상황이 그렇듯이 결국 엔의 강세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SG사태'로 한 때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매일 방향이 바뀌고 있지만 일시적인 불안으로 인해 추세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상반기의 엔화 강세가 일본의 상황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외부적인 상황 때문이라면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 수출은 지지부진하고 무역은 18개월만의 흑자라고 하지만 수출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환율 때문이다. 현직 행정부 수반이 취임한 이래 첫 흑자가 지표개선이아니라 금융적인 영향때문이었다니 안타까울 성적이다. 취임 후 실적개선으로 인한 단 한 번의 흑자도 없었다는 것은 아무리 선출직 공무원이 처음이더라도 반성해야할 일이다. 6공화국 이래 모든 선출직들이 처음이었다. 금리상승기라는 시기적인 불리함도 있겠지만 아메리카와 일본에 퍼주기만 하는 경제협상과 오랜 시간 우리가 흑자를 냈던 중국에서 적자가 지속되는 환경은 불안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경제가 불안하다 보니 해외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선출직을 뽑는 선거는 최선(最善)이 아닌 차악(次惡)을 뽑는 것이고 '바보'를 뽑으면 안되는 것이다. 내가 투표를 포기하면 나머지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기에 민주주의는 연대가 필요하다.-)






 행정부 수반의 부족한 경험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상황의 심각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자칫 외교와 경제에 ‘선무당의 경험으로 내려진 결정이 우리나라를 나락으로 떨어트리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필자 한 사람만의 걱정은 아닐 것이다.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또 다시 찾아 올 엔화강세는 함부로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총선까지 버틸 수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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