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팔을 비트는 나라의 트럼프에 이제는 우리도 대응해야할 때다.
대한민국이 망하기를 원하는 USA
기원전 6세기경에 그리스에 살았다고 알려진 아이소포스가 지은 ‘황금알은 낳는 거위’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없을 거다. 한 농부가 매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웠다. 농부는 더 큰 부자가 되겠다며 어느날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된다. 그런데 그 안에는 농부가 예상한 거와는 다르게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거위를 죽였기에 앞으로도 계속 얻을 수 있는 황금알을 얻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욕심이 만들어낸 사태다. 이런 일이 오늘날 벌어지고 있다.
외환보유고와 통화스와프의 필요성
대한민국은 원래 알 낳는 것도 힘겨운 나라였다. 그런데 꾸준한 노력과 성장을 통해 오늘날 황금알을 낳은 거위와 비슷한 지위에 오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경제적, 문화적인 저력은 세계인이 대한민국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알려지다 보니 주워 먹을 게 있을까 해서 USA라는 파리가 날아들었다. 그런 인식으로 우리에게 접근을 하다 보니 억지로 팔을 비틀려가며 내놓으라고 요구했던 돈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다. 2025년 7월을 기준으로 우리가 가진 외환보유액은 4,113억 3천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USA가 원하는 대로 해줬을 경우 우리가 보유한 외환보유고는 613억 달러다. 1997년 11월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고는 242억 달러였다. 1997년 12월 3일에 IMF에게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때는 39억 달러까지 우리의 외환 보유고가 급감했었다. USA의 요구를 마냥들어줄 수 없는 우리의 이유다.
세계 10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로 안전한 축에 속한다. 그런데 이를 거덜 내려고 하는 나라가 있다. 동맹이라면서 우리의 팔을 비틀고 있는 USA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과 약속한 3,500억 달러를 당장 내놓으라고 한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그들의 요구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는 1998년에 겪은 외환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위해 우리는 USA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했다. 우리가 USA에게 달러를 과도하게 제공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USA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7월 말에 있었던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에 대한 투자이행만을 요구하고 있다. 날건달도 이런 날건달이 없다. 결국 ‘너가 죽던 말던 그것은 모르겠고 돈이나 내놔라.’ 이건데 대부업의 업자들이나 하는 짓을 동맹이라고 알았던 USA에게서 당하니 국민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우리보다 교역에 있어 우선순위가 낮은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에 임하는 USA의 자세를 통해 대한민국을 무시하며 기세를 누르려는 고압적인 자세가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이미 통화스와프는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인 도구가 되었다. 지금 USA가 벌이는 행동은 대한민국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행동이다. 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에게 또 다른 환란을 겪도록 하려는 USA의 계략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근거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유럽에 있어 달러는 친화적이지 않다. 유럽의 중앙은행(ECB)은 대출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달러 액수를 확인하고 Fed의 지원이 없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권하고 있다. 이는 위기 상황 발생시 달러는 유럽을 돕지 않을 수 있다는 가설에 기반한 것이다. 달러가 이미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의심받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반응과 대처는 영란은행(BOE)이라고 다르지 않다. 구성원에게 의심받는 리더는 영향력을 잃게 된다. 그런 환경을 스스로 만든 USA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거다. 자업자득이다. 아직은 달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유지되고는 있으나 구성원이 새로운 결정을 하면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되돌릴 방법은 급격히 줄어든다. 자칫 USA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통화스와프 제도에 대한 제도적인 변경 권한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의회가 가지고 있고 행정부에는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고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더불어 트럼프의 경제고문이라고 알려진 스티븐 미란을 FOMC의 이사로 선임하려는 애쓰고 있다. 이는 FOMC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통화스와프를 결정할 때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여러 전문가가 트럼프에게 통화스와프에 대한 결정 권한은 없으나 권고와 압박, 이사진 인선에 관여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 말한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이런 우려스러운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다.
새로운 구성원과 새로운 질서를 만들 때
갑작스런 외환보유고의 감소로 유동성 위기는 물론 국가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은 최근에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찾아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예견되기에 미리 환율을 정해 달러와 원화를 재교환하는 통화스와프를 요청함에도 USA는 거절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입장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동성 공급을 하여 달러가 중심인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마비를 막으려는 조치이나 트럼프는 이를 마치 자신이 가진 권리인 양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중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가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USA와 합의한 3,500억 달러를 투자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우리는 USA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려고 우리에게 필요한 안전장치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거다. 그러나 USA의 반응은 의외다. 안전장치는 해줄 생각이 없다는 반응인데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오로지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이런 나라는 국제적인 외교 환경에서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배려가 사라지면서 신뢰는 무너지게 된다. 쌓아 올리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USA가 깨우쳐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USA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구성원이었고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통해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리더였으나 스스로가 고립을 택한다면 그동안의 역할이 감소하면서 그 가치는 앞으로 감소할 수 있고 누려왔던 지위도 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지금의 흐름대로 흘러가며 혼란스러울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노력을 할지 말이다.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USA와는 달리, 자유로움을 선택한 나라들이 모여 새로운 교역과 신뢰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미 달러의 쇠퇴는 서서히 진행되는 중이다.
무굴이 그랬고 잉글랜드가 그랬듯이 각 제국은 최전성기 때에 세계 GDP의 25%를 넘겼었다. 자료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중국 당나라가 22~23%였고, 청나라가 32%였다고 한다. 제국은 이렇듯 경제력을 기반으로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2024년에 세계은행 발표에 따른 세계 GDP에서 USA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5%(2024년 기준)다. 이는 아직도 USA가 경제적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고 제국의 면모를 유지하는 중으로 볼 수 있다. 허나 흐름을 보면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베이비붐 시대였던 1960년에 USA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9.7%(명목GDP기준)였다. 세계 경제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영향력이다. 이후 1971년까지 세계 경제에서 USA가 차지하는 비율을 35%로 유지하며 냉전 시대에 자본주의 진영을 이끌었다. 이후 일본과 유럽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인해 70년대 중반 이후에는 25~30%로 비율은 낮아졌으나 압도적인 군사력은 USA를 넘볼 수 없는 최강자로 인정하게 했다. 이후 플라자 합의와 버블 닷컴, 9.11 사태, 서브프라임 사태, 펜데믹 등 여러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30%를 웃도는 GDP점유율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브릭스와 EU 등의 여러 경제권역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신뢰를 어긴 이번 관세협정과 함께 고립주의를 제창한 트럼프로 인해 달러의 영향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전문가는 이러한 흐름을 지적하면서 USA가 닥쳐 올 상황에서 달러의 패권을 유지하면서 쇠퇴를 피하려고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드는 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게 가능할지는 변화무쌍한 금융환경에서 지켜볼 일이다. 경제의 장악력이 낮아지면 그만큼 통화는 위축되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무너진 USA가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버텨왔으나 스스로도 버거워하고 있다. 그래서 리쇼어링을 핑계(?)로 세계가 돌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제조공정을 USA로 옮기도록 했던 거다. 이런 변화는 혼란이면서도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린다. 역사에서는 항상 기존 질서가 무너지면서 혼란기가 오고 곧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그런 흐름을 인식하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기회가 왔을 때 선점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세계 패권의 다음 주인공이 중국이라고? 누가 그러는가? 어떻게 전개죌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라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새로운 패권의 주인공이 정해질 때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그럴 위치를 확보하여 발언권을 얻는다면 우리는 기존과 달라질 새로운 질서의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제 USA를 제외한 나머지가 참여하는 기축통화를 새롭게 만들고 그 통화에 참여하는 나라 간의 신뢰를 기반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는 거 같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한 것은 USA 스스로다. 천조국이 국교처럼 따르는 개신교의 마태, 마가, 누가 세 가지 복음서에는 이런 내용이 언급된다. ‘new wine must be put into new bottles.’ 또는 ‘new wine must be poured into new wineskins.’이다. 동양에서도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표현들에서 알 수 있듯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게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진리다. 기회를 누리는 것은 맞이할 준비가 된 자라는 것도 진리이기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준비’다. 그렇다고 USA가 당장 몰락하기를 바라거나 몰락하라고 기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역량을 키워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자는 거다.
'대한민국이여~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