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정보유출 사건

7만원 짜리정보 10만원 짜리정보

by 필립일세

금융의 질풍노도- 7만원 짜리정보 10만원 짜리정보

이제는 조금 잊혔지만 지금도 대한항공만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여러분 머릿속에 떠오른 그것!! 바로‘땅콩’이다.








2014년 12월 5일 마카다미아가 담긴 봉지를 개봉하지 않고 일등석 탑승자에게 서빙한 것이 문제가 되어 미국의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할 비행기가 예정 출발시간보다 46분여 늦게 출발하는 일이 생긴다. 기내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서비스 매뉴얼 인지를 못한 사주의 딸 조현아씨는 분을 삭히지 못하고 승무원과 사무장을 공항에 내리게 하여 사건이 커졌다. 이후 이 사건은 해외토픽을 타며 널리 알려져 대한항공 덕분에 우리나라는 돈도 들이지 않고 광고를 제대로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갑질’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나중에 회유와 압박을 받던 사무장은 회사에서 강요한 진술대신 사건의 진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결국 돈과 갑질 앞에 묻힐 뻔했던 내막이 알려져 수사가 진행되는 듯 했다. 조씨는 초기에는 사회적인 비난여론이 높아 2015년 2월 12일 1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구속되었으나 같은 해 5월 22일에 있던 항소심에서 ‘항로변경죄’가 인정되지 않아 징역 10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사건축소와 증거조작으로 재판 중이던 대한항공 임원과 국토부의 조사관도 집행유예와 무죄를 선고받으며 같이 출소하게 된다.








이 사건은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어 사무장은 휴직을 한 후 복직을 했지만 팀장에서 사원으로 강등된다. 이에 사무장은 정신적 피해보상과 인사상의 불이익은 무효라며 조씨와 항공사에 각각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만 판사는 항공사측의 2천만 원의 배상만을 인정하고 나머지는 기각한다. 강등조치는 정당한 인사 조치로 인정되면서 기각된다.








땅콩사건으로 2014년 연말이 후끈 달아올랐다면 2014년 연초에는 카드사정보유출사건 때문에 전국이 후끈 달아올랐었다.








경제생활을 하는 국민모두가 피해자일 수 있었던 이 사건은 기업들의 정보보호의 안일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카드사들의 사과문은 종이에 적힌 글씨들뿐이었고 피해를 입은 가입자들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기업들의 ‘모럴해저드’를 고쳐주어야 한다는 뜻있는 국민들이 모여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소송을 진행했다. 그렇게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재판부는 국민카드와 농협카드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가입자에게는 10만원, 롯데카드를 통해 피해를 입은 가입자에게는 7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게 된다. 똑같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정보누출에 대한 피해보상은 가입한 회사별로 달리 평가되었다. 아마도 배려심이 많으신 판사님이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에서 유출된 정보나 정신적 피해보상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해주셨나 보다. 반대로 롯데카드를 통해서 누출된 정보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일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업들이 카드가입자 한 명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7~10만원의 이득이 아닌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는데 비해 법원에서 평가한 카드 가입자들의 개인정보의 가치를 고작 10만 원이하로 취급한 것이다. 민간 기업들의 고의가 아니다보니 징벌적 손해배상까지는 아니어도 기업들의 안일함에 경종을 올리기 위해서 좀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물었어야함에도 너무 미약해서 많은 사람들은 친 기업적인 사법부의 판결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한항공의 땅콩사건과 이번에 판결이 나온 카드사 정보유출사건을 판결한 판사는 같은 분이시다. 거기에 국민카드와 농협카드 같은 화사들에 비해서 대한항공과 롯데카드 는 확실한 오너가가 있는 회사들이다. 그렇다보니 특정 오너가에 대해서는 유독 상대적으로 약한 판결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사람들의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이 우연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법집행을 하는 공무원이 오너가의 재벌들에게 약한 처벌을 내린 것이라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겠지만 체면을 구기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돈에 고개 숙이는 사법은 생각하기 싫다.







대한민국의 국민 개개인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참으로 중요한 존재다. 그 개인에 대한 정보의 가치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카드사 정보유출과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법원이 오너가를 봐줬다는 의심을 받을만한 일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폭풍전야 라임사태 2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