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을 통해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렘수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렘수면이 줄어들면 사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된 데 이어, 아기의 뇌 성장에 있어 렘수면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30년 경력을 지닌 수면 연구의 대가 지나 포(Gina Poe) UCLA 교수의 주도로 결성된 연구팀은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 "렘수면 중에 아기를 깨우지 마세요!"라는 조언을 남겼다. 아기가 수면 중에 중요한 일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 아기의 뇌는 뉴런을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게 하는 구조인 시냅스를 만들고 강화해나간다. 2살 이전까지 뇌는 빠르게 성장하는데, 생후 2년 반이 지나면 수면의 주된 목적이 뇌를 형성하는 것에서 상태 유지와 보수로 바뀐다. 이런 뇌의 역할은 남은 일생 동안 지속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뇌의 발달 과정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다른 포유동물을 포함한 60개 이상의 수면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에 대한 포괄적인 통계 분석을 실시했다. 총 수면 시간, 렘수면 시간, 뇌의 크기와 신체 크기를 비롯한 발달 과정 내내 수면 데이터를 조사했고, 수면이 뇌와 신체 크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는 수학 모델을 만들고 테스트를 실시했다.
데이터는 일관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인간을 포함한 토끼, 쥐, 돼지 등 모든 동물들은 대략 2년 반의 나이에 도달했을 때 급격한 렘수면 감소 현상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뇌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렘수면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생아들은 렘수면이 전체 수면의 약 50%를 차지하는 반면, 10살이 되면 렘수면 비율은 25%로 떨어지고 나이가 들수록 계속해서 감소했다. 50세 이상의 성인들은 렘수면 비율이 15%가 된다. 2살 반이 지나면 렘수면 비율이 급격히 떨어져 수면의 기능에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수면의 주요 기능이 뇌의 형성에서 유지와 보수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모든 동물들은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어느 정도 유전자 및 뉴런 단백질의 손상 등 뇌의 질병을 만드는 신경 손상을 경험한다. 수면은 이러한 손상 회복을 돕고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머릿속 잡동사니와 잔해들을 치운다.
포 교수는 "수면이 신경 시스템의 니즈와 얼마나 잘 매치되는지를 알게 되어 놀랍다. 해파리에서 새,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두 잠을 잔다. 우리가 잠을 자도 뇌는 자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장기간에 걸쳐 치매, 인지 장애, 비만, 당뇨와 같은 질병을 만들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포 교수는 피곤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면, 여기에 맞서 싸우지 말고 그냥 침대로 향하라고 조언했다.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 잠과 싸우고 밤을 계속 새우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수였다. 밤에 푹 잤더라면 더 좋았을 거다. 지금은 피곤할 때 잠을 자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전혀 없다."
성인 대부분은 7시간 반 정도 잠을 자야 하는데, 여기에는 누워 있는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경우, 특히 어린 아기는 성인의 거의 두 배 정도를 자야 한다.
주로 아기들에게 발견되는 높은 렘수면 비율은 커다란 뇌와 신체 크기를 지닌 성인 포유류에서 관찰되는 렘수면 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성인 인간은 다섯 번의 렘 주기가 있고 각 주기에 몇 번씩 꿈을 꿀 수도 있다.
"좋은 수면은 좋은 약과 같고 심지어 공짜다." 연구를 이끈 포 교수가 남긴 명언이다.
새근새근 자는 아기가 예뻐서 꼭 안아주고 싶다면 렘수면을 기억하자. 그냥 말없이 지켜보는 게 아기의 발달과 성장에게 더 도움이 된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