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목소리를 따르는 삶
마음을 공부하는 사람들, 혹은 마음을 치유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 사랑(가명)님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는 친절함을 갖고 계신 사랑님
사랑님을 알게 된 것은 제가 교수님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처음 세미나에 들어갔을 때 사랑님은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제를 위해 카톡으로 장문의 설명을 해 주시더니 30분 동안이나 전화로 세미나에 대해 알려 주셨습니다. 세미나에서도 우등생으로 소문 났는데 친절하기까지 하신 이분은 도대체 어떤 분일까? 너무 궁금해서 약속을 잡았더랬죠.
만날때는 제가 약속 장소가 낯설어서 엉뚱한 데서 내려버렸는데;; (정말 죄송) 사랑님은 한마디 불편한 기색도 없이 약속장소를 제가 있는 곳으로 바꾸어 주셨더랍니다. 제가 너무 사회생활을 각박하게 했나요? 이렇게 상대를 무비판적으로 친절로 맞이해 주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사랑님과 처음 만났지만 있는 그대로 저를 수용하는게 느껴지니까 저도 모르게 제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초면에 대화를 하다가 눈물까지 쏟아 내 버렸다는 것은 비밀인데 ,,, (갑자기 고백 ㅋ) 사랑님께는 이런 일들이 자주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낯선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속마음을 털어 놓고 엉엉 우는 일, 종종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말이죠.
초면에 사람을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어마어마한 능력의 그녀, 그녀의 삶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심리를 공부하게 된 계기 - 입양
사랑님의 삶은 매우 특별했어요.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40대에 벌써 20대 딸을 두었는데, 뒤늦게 세명의 아들을 입양하게 되었다고요. 그리고 입양한 아이들을 직접 홈스쿨링 하고 계셨어요.
세 아이 입양과 홈스쿨링. 둘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이것들은 모두 사랑님이 오래 간직해왔던 꿈이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입양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준 영화나 글을 보면서 입양을 하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요.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었기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이 사랑님이 심리 공부를 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공부로 인해 아이들을 너무 보살피지 못하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사랑님은 공부 자체를 매우 즐기고 계신 것 같았어요.
사랑님은 공부를 해서 입양 가족들에 대한 상담을 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자신이 가진 궁금증들을 기꺼이 논문으로 써낼 각오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 전에도 학위는 없었지만 많은 책을 읽으신 것을 대화 하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인정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배움에서 즐거움을 얻는 학문에 대한 사랑은 제가 본받고 싶은 모습이었어요.
우리가 선택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이유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사랑님이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내면의 목소리를 항상 따랐기 때문이라고 해요. 쉽고 편한길도 있었겠지만 그 보다는 내 안에서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길을 선택했기에 행복했다고 합니다.
돈, 명예, 안정성 그 어떤 것에도 자신의 마음을 내어 주지 않고 오로지 마음이 이끄는 소박한 삶을 선택했는데, 그런데 그렇게 내면을 따라 살아가니 나머지 것들이 모두 따라왔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일이 들어 오고, 사람들이 찾아 왔고, 금전적인 여유도 생겼다고 말이죠. 열심히 살던 어느날 돌아보니 자신이 매우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했어요.
사랑님은 여러가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답을 다 알고 있어요. 그 답이 너무 쉽게 다가오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검토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매번 내면에서 알려주는 선택지는 정해져 있었어요. 다만 나는 그것보다 더 번듯해 보이고, 그것보다 더 안정적이고, 그것보다 더 쉬워보이는 길을 선택하려고 했을 뿐이죠. 하지만 40에 가까운 삶을 살아 보니 이 세상에는 보장된 길이라는 것은 없고, 그 보장되었다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옥죄고 삶을 제한시키는 것인지도 이제는 알게 되었죠.
내면의 팅커벨이 안내하는 미지의 삶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놀랍게도 사랑님과의 만남은 얼마전 최연희 코치님과 했던 무의식과의 만남의 연장선이었습니다. 사랑님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내 안의 팅커벨을 만날 수 있었고, 이번에는 그 팅커벨을 따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팅커벨이 이끄는 삶은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삶 입니다. 이 삶은 보장된 것이 하나도 없지만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없는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삶입니다. 놀라움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내면의 목소리가 안내하는 길은 또렷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길이기에 우리는 자주 주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내딛을 수 있는 단 한발자국만을 명료하게 보여주죠. 그런데 내면의 소리를 믿고 그 한발자국을 걷고 나면 그 다음 한발 자국을 딛을 곳이 또 명료하게 보여지고 그 다음 한발자국을 딛을 곳도 보여진다고 사랑님은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무의식이 이끄는 데로 따라가다 보면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사랑과 풍요, 그리고 행복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용기있는 선택을 연습하세요.
제게 필요한 것은 용기였던 것 같습니다. 외적으로 더 불리해 보이더라도 내면이 이끄는 것을 기꺼이 선택할 용기 말이죠. 그리고 이런 용기는 근육처럼 계속 훈련하면 더욱 길러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훈련하다보면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매 순간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게 되는 삶을 살고 있을 거에요.
여러분도 저와 함께 용기있는 선택, 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