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는 엘론머스크가 민간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에 성공했다며 전 세계가 축하해 주었는데 이제는 외계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외계에 우리와 같은 문명이 있을까?"였을 질문이 어느새 "소통이 가능한 문명이 몇 개인지"에 대해 논하는 수준이 되었다. 환경 파괴로 나날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이상 기후에 더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바이러스의 출현까지. 이제 더 이상 지구의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걸까.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인류의 관심은 우주로 더 많이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선선해진 바람이 기분 좋은 저녁, 남편과 산책을 하다가 눈앞에 보이는 마트 위로 비행접시가 내려와서 외계인을 지상에 착륙시키는 상상을 해 보았다.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는 만드는 이런 일이 100년 뒤에는, 아니 어쩌면 50년 뒤에는 전혀 놀랍지도 신기하지도 않은 아주 시시한 일상의 풍경이 된다면 어떨까? 마치 지금 전화 선 없이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현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인류는 과거에 자기가 살고 있는 대륙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줄로만 알고 살다가 용감한 몇몇 사람들이 배를 타고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다른 문명과 만나고 교류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50년 100년 뒤에는 외계 문명과 교류하며 문명의 꽃을 더욱 활짝 피운다면? 공상 과학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인류의 미래가 암울하게만 그려왔었던 나였는데 이런 상상을 하자 갑자기 미래가 잿빛 어둠에서 보랏빛의 희망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보였다. 뭐, 초반에는 잡아 먹힐 수도 있고, 정복당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새로운 문명을 발견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발전적이지 않겠는가. 과거의 우리 역사가 그래 왔듯이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당장에 돈도 안되고 가능성도 전혀 없어 보이는 무모한 일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인류가 미련한듯 하면서도 한편으로 대단해 보였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지만 수학이 발달한 이유는 '재미있어서' 계속 놀이하듯 풀었던 일부 귀족들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우주 탐험이라는 이런 무모한 일에 계속 도전하는 것도 잉여자본과 시간, 노동력이 있는 소수 집단에 의해서 계속되고 있다.
생에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것 같은 일에 관심을 쏟아 부울 때 우리는 보통 주변의 온갖 핀잔과 질책을 받게 되고 그것이 스스로도 자책이 되어 결국 삶에서 쳐내게 된다. 그것이 현명한 삶이라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인류가 이렇게 돈도 안되고 가망도 없어 보이는 쓸데없는 일에 관심을 쏟아 부울 수 없었다면 과연 우리의 문명이 지금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