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대화하기 & 나의 감정 돌보기
우리는 삶에서 나쁜 것과 좋은 것을 분류하는 훈련을 빠르게 해 왔습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나쁜 것, 합격하면 좋은 것,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면 좋은 것, 안 좋아하면 나쁜 것으로 말이죠. 근데 나와 잘 맞지 않은 곳에 합격하면 합격한 뒤에 지옥 같은 삶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의 프러포즈를 받아 줬는데 나와 안맞으면 그때 부터 끝이 없는 싸움이 이어지는 인생이 시작될 수도 있구요. 우리가 일차적으로 판단하는 그 좋고 나쁨이라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삶은 입체적입니다. 근데 우리는 자라는 과정에서 삶을 이분법 적으로 보는 눈을 무의식 중에 계속해서 훈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직된 시각으로 인해 삶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잃어버리게 되었죠.
우리는 오랫동안 '나쁜 것' 들을 외면하며 살아왔습니다. 그것은 일어나서는 안되고 보이면 눈을 가려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나쁜 것'으로 치부되어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우리 '감정'입니다. 우리 감정은 기쁨도 있지만 슬픔도 있고 행복도 있지만 좌절도 있습니다. 즐거움도 있지만 분노도 있는 것이 인간의 감정입니다. 근데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누고 그중에서 긍정적인 감정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분류했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면 그것을 어떻게든 지우고 빨리 없애고 싶어 했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 까요? 우리는 스스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내 삶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거죠.
우리는 자주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왜 슬프고, 내가 왜 분노하게 되었는지, 내가 왜 답답한지. 감정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 답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해결점이 안 보이니까.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고통스러운 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그저 참습니다. 그저 견딥니다. 하지만 그저 참고 견디면 상황은 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그대로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제가 그런 실수를 많이 했네요.
저는 어렸을 때 좌절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었고, 절망감이 들 때마다 저는 그 감정 앞에서 무너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감정에서 달아나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것이 제자리걸음인 것을 모르고요. 즐거움으로 저를 덮어 보려고 했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절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20대는 그래서 절망으로 가득 찼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저와 똑같이 절망을 느꼈던 친구 중에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 친구들도 절망했지만 감정을 덮어 버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과 대화를 할 줄 알았습니다. 내가 왜 지금 좌절하고 있지? 나는 왜 질투심을 느끼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나에게 어떤 욕구가 있기 때문이지? 내가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데로 될 수 있을까? 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스스로가 느꼈던 한계상황을 이겨내었습니다.
자신과 대화할 줄 아는 사람은 성장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돌보아 줄 줄 아는 사람은 시련을 극복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나 자신과 대화하고 있나요?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오늘 밤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