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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정원사 안나 Aug 31. 2020

회의주의자들과 함께 일하는 법

걱정마라, 당신의 시대가 곧 온다.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란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분명 가족 간에 관계도 좋고 학창 시절에도 친구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직장 내에서 만큼은 인간관계가 너무나 힘들다면 혹시 사람을 이상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기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려고 하며,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도와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면 직장생활에서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의 순간들에 더 많이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나도 그러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들이 인간의 다양한 측면 중 한쪽면만 바라보려고 했던 편협적인 시각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그 사람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만큼이나 부정적인 측면, 그림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적극성과 도전이라는 측면에는 반대되는 두려움과 귀찮음이라는 그림자가 있을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려는 마음의 반대에는  상대를 배척하고 싶은 폐쇄적인 마음도 있고,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서서 돕고자 하는 마음만큼 모르는 척 돌아서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림자 마음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것도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림자 측면을 인정하고 그것을 같이 고려했을 때 더 좋은 방안이 나온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고 했을 때 거기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해보지 않은 것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귀찮음이 있을수 있다. 보통 반대하는 세력들은 무작정 시도해 보기보다는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를 미리 감지해 내고,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비하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를 찾아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데에 도사인 사람들이다. 반대가 야속할수 있으나 이것은 어찌 보면 오랜 노하우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시각으로 발견할 수 없는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설령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일 지라도 그들의 보수적인 의견을 항상 귀 기울여서 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원천적으로 막아주게 해 줄 것이다.


때로는 회의주의자들의 건설적인 비판을 새겨들을 필요도 있다.



문제는 너무 작은 리스크에도 결사반대를 하는 경우에 있다. 대게 큰 기업에서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아주 마이너 한, 리스크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일에도 안 되는 이유를 열거하면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보통 반대하는 이유를 잘 들어보면 결론은 귀찮음이다. 생각하기 귀찮음, 추가적인 일을 하기 싫은 귀찮음. 그리고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굳건한 이론이 있으니 바로 '매뉴얼'이다. 매뉴얼대로 일하고 그 이하의 것에 대해서도, 그 이상의 것에 대해서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것을 벗어나면 그것이 얼마나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건 그들은 '악'으로 치부한다.


작은 리스크도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 정해진 매뉴얼 데로만 행동하는 사람들. 눈앞에 위험이 보이는 도 주어진 업무가 아니면 지나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회사에만 있지 않다. 오늘날 사회는 놀라우리 만큼 시스템화가 잘 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시스템을 벗어난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고, 행동하지도 않는다. 모든 행동 기준은 시스템이고 평가 기준은 매뉴얼이다. 극단적인 예가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코로나 사태이다. 크루즈선 내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대응 매뉴얼이 없다고 하며 사람들을 보름 동안 방치시켜서 7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13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상식이 있다면 그들을 하선시켜서 각자 격리시키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을 지원했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했던 일본의 경직된 태도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충격적이었던 일본의 코로나 대응 (크루즈선)


오늘날 사람들은 학습을 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심지어 운동을 하는 것도 시스템에 모두 내맡겼다. 정주영 현대 회장 같은 사람들은 초등학교만 다녔어도 MBA 나온 사람보다 비즈니스를 잘했지만 요즘은 학위가 없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원에 가지 않고서는 영어 공부를 '못한다'라고 생각하고,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한다'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고 친구들끼리 농구를 하고 축구를 하는 법도 잊어버린 듯하다. 시스템에 의해 사는 우리는 모든 것이 규격화되어 버려서 행동과 사고의 폭마저 너무 좁혀져 버린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신적 가이드라인에 둘러 쌓여 있어서 실제로 움직이고 행동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좁아져 버렸다. 보이지 않는 감옥에 모두들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시스템에 의지하면서 살면 유연성과 창의성, 상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을 내려놓은 채 매뉴얼에 의존하게 되면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일에 생명을 불어넣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조차도 그저 부품에 불과한 것으로 바라보고 비인격적으로 대한다.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지를 잃어버렸기에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무지해지고 사회에 폐를 끼치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런 일들은 직장을 더 출근하기 싫은 곳으로 만들고, 이런 직장생활은 결국 내 인생에서 의미란 것을 빼앗아 간다.


새스고딘은 그들을 일컬어 '세뇌당한 톱니바퀴'라고 했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빼앗겼는지 모른 채 영혼 없이 그저 지시받은 것을 해내는 데에만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스스로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잊어버린 채 매뉴얼에만 의존해서 사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4차 산업 혁명의 가속화로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자리들은 모두 로봇에 의해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화이트칼라를 잠식하는 현실에서 앞으로 사람에게 요구되는 일자리는 '좀 더 다르게 생각하고',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하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추진하려다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있고, 협박까지 당하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뉴얼에만 의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기를 하는 것 같다. 그들은 더 나은 대안을 만드는 사람을 억압하고 맞서기까지 한다. 함께 목표를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람들이 더 못 나가게 방해를 하는 꼴이다. 이쯔음 되면 내가 이상한 것인가 싶고, 나도 적당히 타협을 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미래는 너무 멀고 현실의 하루하루는 가혹할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이제 당신이 곧 빛을 발할 시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우선 마음을 굳게 먹기 바란다. 조직 내에서 트러블이 없는 날이 없는 자신을 더 이상 자책하지 말아라. 혹시나 본인을 틀에 끼워 맞추려고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하고 있었다면 일단 멈추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 당당히 맞서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그들이 도태될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옮겨라. 세상에는 많은 조직이 있고,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생각을 많이 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서 엉뚱한 시도를 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집단이 생각지도 못한 그 어느 곳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그들을 찾아 나서라. 그들은 당신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부지런히 찾아 나서는 자가 살아남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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