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의 불행

시커먼 어둠에 마주한 사람

by 마음정원사 안나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뭔가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크면서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만약 사회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면 스스로가 이상하다는 생각, 혹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면서 지금의 성인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결과 실제로 성인이 된 나와 비슷한 세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식을 낳지 않기로 결심하고,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정말 많은 비율의 숫자로 사람들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나는 기억하고 있다. 20대 중반, 집으로 가는 골목길을 걸으면서 느껴졌던 그 거대한 절망감을.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지 멀쩡한 직장인이었지만 매일 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걸어갈 때면 너무나 높아서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절벽과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너무나 시커멓고 커다래서 한 치 앞도 보기 힘들었다. 겉으로 보면 가장 아름답고 신체가 건강한 시기였지만 그 안에서는 매일 끝도 없는 절망과 어두움과 매일 마주해야 했다.


운이 좋아서 성실한 부모님을 만나, 그분들의 희생과 그분들의 삶의 대가로 사교육을 받고 대학교에 들어가고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을 만큼의 안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었지만 내가 느낀 것은 안정감도, 성취감도, 도전도, 기쁨도 아니었다. 열심히 살았지만 돌아온 것은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의 막막함과 공허함이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사회에 나고 자라서 결국 마주하는 것이 이런 어두움이라면, 나는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하겠다고. 그리고 10대부터 20대까지 수많은 영혼들이 이렇게 모두 비극적인 내면을 맞이 해야 한다면 이미 나아진 세대들을 돕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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