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7. 나는 내 아들 선우에게로 뚜벅뚜벅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요즘은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은 이렇게 걷네, 저 사람은 저렇게 걷네.
당당하게 걷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오만해 보이기도 한다.
아마 그만큼 부러운 마음일 것이다.
TV에선 이만기 씨가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 나온다.
그가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계단이든 평지든, 힘차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저릿해진다.
‘나도 저렇게 걷고 싶다.’
매일 다짐하며 열심히 재활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도 두렵다.
재활에 성공해서 다시 걷는 게, 당연한 수순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럴 땐 상상을 한다.
선우와 함께 여행을 가는 장면을 떠올린다.
내가 뚜벅뚜벅 걷고, 선우가 옆에서 재잘재잘 거리며 같이 걷는 장면을.
그러면 다시 힘이 난다.
아침부터 발이 지릿지릿하게 저리지만, 그래도 걷기 위해 노력을 한다.
두려움보다 선우와 함께 하고픈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