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병동에는 벌써 감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재활병동의 가을 시작은 감기로 맞이하나보다.
이곳에는 정말 사연 많은 삶의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2층 집중 치료실층에서 늘 인자한 표정을 짓던 중년 여성 환자분이 있다.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해 몸 곳곳에 마비가 왔다고 했다.
특히 하지를 전혀 쓰지 못하는 듯했다.
처음에는 재활을 위해 애쓰셨다.
하지만 최근 폐렴에 걸려 외래를 다녀온 뒤로는
의욕과 기운이 다 빠진 듯했다.
입원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라는 말을 되뇌곤 하신다고 한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다른 환자는,
딱 봐도 아직 고등학생인 남학생이었다.
온몸이 마비되어 눈동자의 초점조차 잘 맞추지 못했다.
그는 일반 휠체어가 아닌,
누워서 태우는 큰 휠체어에 실려 치료실을 오가고 있다.
그 학생을 정성껏 챙기는 여성 간병사분이 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야무지고 헌신적인지
‘간병비가 아무리 비싸도 저런 분이라면 아깝지 않겠다’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분은 간병사가 아니라 바로 어머니였다.
그 학생은 원래 착실한 친구였는데,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삶이 무너져버렸다 한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늘 당당했고, 기운차 보였다.
물론 그 내면의 고통은 감히 헤아릴 수 없겠지만 말이다. 부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또 다른 환자도 있다.
작업 중 추락사고로 경추 손상을 입은 젊은 남자다.
키가 워낙 커서, 그의 휠체어는 거의 침대만 했다.
손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을 뿐인데도,
그는 늘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병원 짠밥이 8개월이 넘으니,
대충 환자의 상황이 그려지곤 한다.
들려오는 말로는 회복의 희망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곧 병원 밖으로 나가 뭔가를 하려는 듯
오늘도 열심히 카톡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다 이루어지길
이렇듯, 재활병원은 오늘도
힘듦과 혼돈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