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막장

인생에는 여러 막장들이 있지만, 병으로도 3대 막장이 있다. 암병동, 치매병동, 그리고 뇌혈관 질환 병동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중 하나, 뇌혈관 질환 재활병원에 있다.


이곳을 ‘막장’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고치기가 너무도 힘든 병이기 때문이다.


병실을 함께 쓰는 한 노인분의 사연이 대부분의 환자들과 비슷하다.

일흔을 넘긴 분으로, 한때는 대기업 간부였다고 한다. 몇 해 전 부인을 먼저 보내고, 자식들은 멀리 살아 혼자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뇌출혈이 찾아왔고, 지금은 이곳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그분이 오늘 아침 내게 말했다. 몸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뇌출혈은 마치 저승사자를 곁에 둔 것과 같다고.

처음에는 한쪽만 마비되어 지팡이에 의지해 제법 잘 걸으셨다. 하지만 성한 쪽에만 무게를 싣다 보니 그 무릎까지 아프기 시작했고, 늘 써야 하는 손 관절도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고 하셨다.


“운동을 하면 아프고, 안 하면 점점 더 약해지고… 미칠 지경이야.”라며 하소연하셨다.


물론 환자들 중에는 잘 회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분 같은 이야기가 훨씬 흔하고 일반적이다.


문득 이런 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곳은 이승과 저승의 문턱이 아닐까.

아마도 신이 내 다리를 멈춰 세워, 더 깊은 무언가를 느끼게 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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