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피던 저녁, 아이들이 달리던 순간
처음으로 첫째의 유치원 친구들과 주말에 만났다.
키즈카페를 가고, 놀이터까지 이어진 하루였다.
우리 아이는 얼굴이 뻘게지도록 뛰고, 웃고 놀았다.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중 한 아이는 종일 우리 아이 이름을 부르며 따라다녔다.
집에서 우리 아이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했다.
오늘 머리를 어떻게 묶었는지까지 하나하나 기억해서 말한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그랬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늘 곁에 있었다.
그 모습이 참 귀엽고,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중간중간 아이들이 하나 둘 인사를 하며 떠나는데, 우리 아이는 마지막까지 남아서 신나게 놀았다.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 남은 세 아이와 엄마들.
아이들은 엄마들 앞에서 달리고 또 달렸다.
서로를 쫓고, 숨고, 까르르 웃으면서 계속 뒤를 돌아보며 또 웃었다.
길가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저녁 즈음의 봄의 공기마저도 참 좋았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그냥 여섯 살, 그 자체였다.
나는 다른 엄마들과 뒤에서 걸었고, 우리는 거의 동시에 얘기했다.
“지금 이 순간, 너무 아름답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봄 풍경과 아이들이 어우러져 있는 이 순간이 참 좋다고.
요즘 나는 첫째를 키우며 나름 고민이 많았다.
영어유치원이 맞는지, 왜 이렇게 부딪히는지, 벌써 사춘기처럼 느껴지는 건 아닌지.
그런데 오늘의 아이는 내가 걱정하던 그 아이가 아니었다.
그저 친구들 속에서 사랑받고, 마음껏 웃고, 온몸으로 기뻐하는 여섯 살 아이였다.
나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 아이는 지금, 정말 잘 크고 있다는 것을.
건강하게, 밝게, 자기만의 속도로.
괜히 마음이 조급했던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는 것도.
엄마를 무장해제시키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 속에서 나는 본질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