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헤며 헤는’ 일
몇 걸음이면 닿고 잡을 줄 알던 ‘불’
벌써 몇 번째 불이던가
닿아 잡은 불은 알고 있던 불도 아닌 것에 하던 골몰은
또 몇 번째 골몰이던가, 헤며 해서 산다는 것은 실은
헤매는 일.
헤매면서 ‘산목숨’ ‘대수롭지 않게’ 된 것이랴. 본래,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 목숨이며 삶이랴.
외려, ‘찬비’는 정신을 매우 쳐라.
찬비에 젖은 온 몸이여, 이른 추석에 바짝 선 밤송이 가시 같아라.
바짝 선 무엇들을 가다듬어 또 헤매며 간다, 저어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