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와 D사이의 C
회사다닐 때 저런 이야기를 하면 유부남인 상사들은 ‘셋이 넘어가면 빡친다.’라고 농담아닌 농담을 더했다. 결혼을 해본 적도, 애를 낳아본 적도 없지만 묘한 공감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나름의 연애를 해오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외롭지만, 둘이라는 관계가 주는 마찰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 당시엔 화났지만 조금 지나고 보면 후회로 점철되는 상처들 말이다. 둘이 그 정도인데, 셋으로 늘어난다면? 휴, 상상만해도 피곤하다.
그렇지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길고 긴 여정 속에서 외로움이 나을지, 괴로움이 나을지 골라야하는 순간이 온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도 그러한 고민 속에 살았다. 사귀자는 말을 듣거나 하기 전엔 항상 두려움이 가득찼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를 얻는다는 말'이 '그 이상을 잃는다는 말'과 동의어임을 알고 있다. 미지의 행복을 위해, 지금 가지고 있는 친구로써의 안정감을 놓기 싫었다. 혹시나 그녀와의 관계가 파괴될까봐 겁이 많이 났다. 하지만 난 대부분의 선택으로 도전을 택했고, 그래서인지 딱히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오면 비슷한 선택을 할 것 같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습관적 관성 탓은 아닐 것 같다.
아마도 홀로 느끼는 평화보다 전쟁같은 괴로움이 낫다는 것을 가르쳐 준 사람 덕분일 것이다.
그녀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