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한 마리밖에 없는 견종
강아지 이야기는 다른 어투로 씁니다.
큰 강아지 대강이부터 시작해 볼까요.^^
대강이는 수컷 중형 강아지로 세상에 한 마리밖에 없는 견종-바로 믹스견입니다.
우리 집 카리스마견 모모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대강이는 막내였어요. 다른 형제남매들이 지인들에게 분양되어 떠나고 대강이가 가기로 한 날이었죠. 너무 귀여운 나머지 약속을 깨며 우리 가족으로 남았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8년을 좌우했죠.
착해서 평생 저지레라곤 딱 한 번, 이갈이 할 때 인터넷선을 끊은 것 밖엔 없었어요. “이럼 안되지.” 이 한 마디로 다시는 그 어떤 저지레도 하지 않았으니 총명하기가 저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알아듣는 단어가 백개에 가까웠고 뭔가를 가르치면 하루 이틀 만에 너끈히 체화시켜 버렸습니다.
또한 이중언어(bilingual)견으로 우리말은 당연하고 영어로도 소통이 되었어요.
대강이가 8살 때 유기견이었던 소강이가 가족으로 합류했는데 대강이는 소강이와 아주 친하지도 않았지만 단 한차례 싸운 적도 없이 평화롭게 지냈습니다.
대강이는 12살엔 소장암을 수술로 이겨내고, 13살엔 흉선종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으나 기적처럼 완치하고 18살까지 천수를 누렸습니다.
늙어서 몸을 못 가누게 되기 전까지는 배변 실수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천사 같은 대강이.
평생 표정에 변화가 많지 않았으나 [미소총량]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껴두었던 미소를 가는 날에 넘치게 보여주고
가장 좋아했던 작은 누나 품에 오래오래 안겨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18살 생일을 며칠 남긴 날이었어요.
떠나고도 꿈과 소리와 흔적으로
며칠간 더 주위에 머물더군요.
며칠 후 드디어 무지개다리를 다 건넜다는 듯
완전히 사라져…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 후로도 슬픔은 오랫동안 남겨져
순간 울컥, 눈물이 핑 돌기를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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