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riter. 인다
케이팝 아이돌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단순히 월드투어를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의 토크쇼에 출연하거나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초대 받는 등 그 활동의 내용이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활동을 통해 우리는 다른 문화 속에 녹아든 케이팝 아이돌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한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케이팝 팬들이 많은 이웃나라 일본은 아이돌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주로 가장 먼저 투어를 진행하고 앨범을 발매하는 나라다. 이렇게 일본에서 이름을 알린 아이돌들은 다양한 광고에 출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일본의 광고는 관련된 연구도 다수 진행되고, TV 광고(CM)을 아카이빙하는 유튜브 채널이 7만 명의 구독자를 돌파할 정도로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포카리스웨트’ 특유의 청량한 이미지와 고등학교의 정서를 담아낸 광고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마 한 번쯤 접해보았을 해당 광고뿐만 아니라, 퀄리티 높은 캐릭터로 애니메이팅한 녹차 광고, 중독성 있는 노래를 앞세운 패스트푸드 광고 등 일본의 광고는 다양한 매체와 콘셉트를 넘나들며 그 독특한 매력을 알리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이러한 일본 광고에 출연한 케이팝 아이돌들을 살펴보며, 그들이 보여준 새로운 모습을 알아보고자 한다.
1. 감동적인 스토리 속의 아이돌
일본의 TV 광고에서는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다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스토리를 통해 긍정적인 정서를 덧입히는 방식의 스토리텔링 광고가 주로 사용 된다. 도쿄 가스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가스의 성능이나, 쓰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의 아이돌을 좋아하게 된 평범한 주부가 한국어를 공부하고, 그를 만날 날을 고대하며 생활의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 한국의 아이돌로 원어스의 환웅이 등장한다.
우치와, 네임보드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팬의 물품과 영상으로 등장하는 환웅은 광고 속 주인공의 덕질에 사실성을 더해주는 중요한 출연자가 된다. 그 덕분에 주인공에게 공감해 광고를 보고 있으면, 그만 감기 코로나에 걸려 환웅의 콘서트를 보러 가기 어려워지는 순간에 함께 아쉬워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도쿄 가스가 등장한다. 주인공의 덕질을 신기하게 보던 딸은 절망하는 엄마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준비한다. 바로 이러한 감동적인 이야기의 따뜻함이 도쿄 가스의 따뜻함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환웅은 도쿄 가스의 스토리텔링 광고의 중요한 캐릭터가 되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뉴진스의 카오 에센셜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헤어 에센스 제품이라고 하면, 보통 얼마나 보습력이나 영양 공급력이 좋은지, 얼마나 머리가 찰랑거리게 되는지 등 기능성을 강조하는 것이 흔한 광고의 소구법이다. 하지만 뉴진스의 카오 에센셜 광고는 체육대회를 하는 여고생이 된 뉴진스를 보여줄 뿐이다. 제품의 효과에 대한 설명은 없고, 그저 뉴진스가 그들의 노래 버블검을 배경으로 신나고 활기차게 체육대회를 즐긴다. 하입보이, 디토 등 기존 활동곡의 뮤직비디오에서 그랬던 것처럼, 뉴진스는 일본의 감성이 가득 담긴 즐거운 순간을 모두가 공유하는 듯한 환상적인 추억처럼 보여준다.
카오 에센셜 역시 도쿄 가스처럼 이러한 활기찬 분위기를 자신들의 제품에 녹여넣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시그니처처럼 자리잡은 흑발의 긴 생머리를 찰랑이며 춤을 추고, 체육대회를 즐기는 뉴진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카오 에센셜의 헤어 제품과 연결 된다.
2. 새로운 뷰티 광고 속의 아이돌
일본의 코스메틱 브랜드 광고는 맑고 투명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떠올려보자. 주로 하늘색과 하얀색을 사용하고, 색조 메이크업보다는 기초 제품 위주의 깨끗한 느낌의 광고 이미지들이 다수 떠오를 것이다. 아일릿의 두 일본인 멤버, 모카와 이로하가 참여한 라로슈포제의 광고도 이러한 이미지를 따른다.
라로슈포제의 톤업 선크림 앰버서더가 된 모카와 이로하는 푸른색 배경 앞에서 흰색 의상을 입고 깨끗한 피부 표현과 맑은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후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올화이트 의상과 색조를 덜어낸 메이크업으로 청순하고 투명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반면, 제품의 종류에 따라서는 이러한 이미지와 다른 매력을 보이기도 한다. 르세라핌 사쿠라는 벌써 4년째 컬러렌즈 브랜드 모라쿠의 광고 모델을 맡고 있다. 이러한 컬러렌즈 광고에서는 앞서 언급한 선크림과 달리 보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대부분의 일본 코스메틱 광고와 달리 사쿠라의 화려함을 강조하며 컬러렌즈의 이미지 표현력을 드러낸 경우다. 라로슈포제의 톤업 선크림의 경우 기초 화장품인만큼 모카와 이로하를 통해 청량한한 매력을 더할 필요가 있었지만, 모라쿠의 컬러렌즈는 사쿠라를 통해 보다 또렷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표현주의적인 모습을 강조한 광고도 있다.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일본에서 뷰티 브랜드를 런칭한 원정요가 바로 그 예시이다. 브랜드 뮤즈로 트와이스의 모모를 선정한 원정요는, CG 없이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본의 유명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와 함께 브랜드 필름과 대표 이미지를 제작하였다.
원정요의 대표 이미지 속 모모는 기존 요시다 유니의 작품처럼 리본이라는 대표 오브제와 경계가 흐려진 채로 등장한다. 이러한 대표 오브제와 모모의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만나 원정요의 발랄하고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렇듯 일본의 코스메틱 광고는 기존의 깨끗한 이미지부터 화려한 색감, 그리고 예술적인 표현력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또한, 일본에 진출한 다양한 걸그룹들 역시 각자의 이미지에 맞춰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그 성장과 함께 하는 중이다.
3. 독특한 캠페인 속의 아이돌
일본의 쇼핑몰이나 편의점 브랜드들은 크리스마스, 연말 등 특수한 시즌에 맞춰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세븐틴이 일본의 유명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과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역시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캠페인이었다. 일본에서 여러 차례 투어를 매진 시키고 앨범을 발매하여 활동하는 등 일본에서의 인기가 이미 검증 되어있던 세븐틴인만큼 그 반응도 아주 뜨거웠다.
해당 기간 동안 일본 전역의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세븐틴의 노래가 재생되었고,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연어 샐러드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식품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되었다. 세븐틴 멤버들은 직접 세븐일레븐에 방문하여 인증 사진을 남기고, 배포되는 자신들의 스티커를 받아보는 등 들뜬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편의점 브랜드 자체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시즌성 이벤트의 주인공으로 세븐틴이 선정되었다는 점이 놀라우면서도 새로운 매력이 전해진다.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르세라핌 역시 대표적인 의류 쇼핑몰 시부야 109의 연말 세일 기간 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다. 당시 시부야 109 외벽에는 르세라핌을 앞세운 광고 이미지가 게시되었고, 동시에 시부야 109와 르세라핌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된 의류 팝업 스토어도 진행 되었다.
해당 팝업 스토어 역시 엄청난 웨이팅과 판매량을 보이며 큰 주목을 끌었다. 콜라보레이션 의류뿐만 아니라 시부야 109 광고 이미지로 제작된 굿즈 역시 함께 판매하였는데, 오픈 시간부터 1시간 정도면 거의 모든 제품이 품절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이벤트였다. 이렇듯 케이팝 아이돌들은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종류의 브랜드 이벤트에도 참여하며 그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4. 맛있고 신나는 광고 속의 아이돌
일본의 패스트푸드 광고는 주로 중독성 강한 음악과 춤을 통해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끈다. 엔하이픈의 멤버 니키가 일본의 배우 이토 사이리와 함께 출연한 맥도날드의 광고 역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광고는 맥도날드의 신메뉴인 삼각 초코파이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CM으로, 니키는 일본의 배우 이토 사이리와 함께 삼각형을 연상시키는 춤을 춘다. 노래 역시 기분이 좋아지고 귓가에 오래 남는 멜로디이다. 끝에는 삼각 초코파이를 직접 먹는 모습까지 넣으며 유쾌한 이미지로 맥도날드의 신메뉴를 홍보하고 있다.
앤팀의 코카콜라 광고 역시 비슷한 형식을 따른다. 콜라와 치킨을 함께 먹자는 취지의 ‘コチる’ 캠페인의 앰버서더가 된 앤팀은, 방과후에 코카콜라와 치킨을 먹는 고등학생들이라는 콘셉트로 그에 맞게 교복과 가방 등의 아이템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광고를 구성하고 있는 건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CM송, 그리고 앞선 맥도날드 광고보다는 아이돌 그룹의 청량한 무대와 같은 간단한 안무로 이루어진 무대다.
니키의 맥도날드 광고가 ‘삼각 초코파이의 계절’ 이라는 자막으로 선선한 날씨와 어울리는 따뜻한 삼각초코파이를 연결지었다면, 앤팀의 코카콜라 광고는 ‘날려버려 갤럭시!’와 같은 활기찬 멘트로 탄산 음료의 청량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여성 배우와 둘이서 진행한 맥도날드 광고는 보다 챌린지에 가깝고 삼각 초코파이의 모양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안무를 사용한 반면, 코카콜라 광고에서는 아이돌 그룹 앤팀이 완전체로 보여줄 수 있는 대형과 에너지를 앞세운 짧은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는 세부적인 차이점도 눈에 띈다. 비슷한 형식과 상품군의 광고여도 어떠한 제품에 어떠한 모델을 기용했느냐에 따라 각자의 매력을 담은 CM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광고와는 다른 분위기, 형식으로 제작 되는 일본의 광고 속에 녹아들어간 케이팝 아이돌들을 살펴보았다. 케이팝이 점차 글로벌 행보를 확장해가고 있는 지금, 이들의 폭 넓은 활동을 통해 다른 나라의 새로운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케이팝 아이돌들이 다양한 국가의 행사, 프로그램 그리고 광고 속에서 즐거운 활동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칼럼을 마무리한다.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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