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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케이팝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

| Writer. 담다디

by 아이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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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케이팝’ 아이돌레에 2021년에 들어와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왔다. 간단한 콘서트 후기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기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작성해 보며 케이팝의 전반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다. 맨 처음 기사를 작성할 땐 시작을 떼는 방법조차 몰라 헤맸던 일이 허다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딱 세 시간만 주어진다면 무슨 기사들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웹진에 글을 기고하면서 케이팝에 대한 식견도 많이 늘어났다. 단순히 아이돌을 좋아하던 내가 산업 구조와 2차적 요소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제는 케이팝을 논의하는 어떤 자리에 가서든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위치가 되었다. 항상 매거진을 소개할 때 나오는 말처럼 아이돌레에 있는 동안 1만 시간을 투자해 케이팝 전문가가 된 것만 같다.

아이돌레에서 웹진에 글을 기고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나는 본래 내성적이지만(?) 무언갈 뚝딱거리기 좋아한다. 그런 점을 발견하고 선배들이 날 에디터 팀장, 편집장의 자리까지 앉혀놓은 것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인 매거진 제작 과정 관리 및 마케팅을 맡았고, 좋은 기회로 부평문화재단화 협력해 케이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는 빌리빌리(Bilibili) 채널과 협력해 영상 콘텐츠를 촬영했고, 케이팝 문화에 관심이 많은 예비 영화인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 외적인 행사만 있을까, 아이돌레 내에서는 오타쿠 발표회를 진행하기도 했고, 단체로 MT를 가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4년간 있었던 일이다. 그동안 나와 같이 활동해 준 모든 동아리 부원, 특히 팀장을 포함한 운영팀 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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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하여 글을 작성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일, 현대에는 이 모든 것을 ‘콘텐츠’라고 통칭한다. 콘텐츠의 범주는 어느 한 장르에만 속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말로 ‘일상 속의 모든 일들이 콘텐츠다’라고 할 만큼 그 모양과 범위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좋은 콘텐츠를 분별하고, 생산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소비자마저 좋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벽을 느끼고 있다. 또한 구독 경제가 늘어남에 따라 자본이 곧 좋은 콘텐츠로 연결되는 경우도 늘어나는 중이다. 케이팝 콘텐츠 또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영상 하나, 노래 하나에 그쳤던 콘텐츠가 지금은 아이돌을 구성하는 모든 것으로 변했다. 대표적으로 엔하이픈(ENHYPEN)의 경우 데뷔와 동시에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만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등장했는가. 앨범의 구성뿐만 아니라 웹소설, 트레일러 영상 등 다양한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케이팝과 관련된 콘텐츠 생산은 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팬들도 이에 가담한다. 그렇기에 케이팝 산업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콘텐츠의 양은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몇 배는 뛰어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아이돌레에서 마지막 기사를 ‘케이팝 콘텐츠를 잘 만드는 방법’이란 주제로 작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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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pik, 본인 제공


당신이 새로운 케이팝 콘텐츠를 제작해 본다고 가정해 보자. 글이든, 그림이든, 또는 영상이든 콘텐츠의 유형은 상관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가장 중시할 것인가? 나의 경우, 처음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을 땐 자극성을 중심으로 삼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은 대개 자극적일수록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자극이 사람들의 클릭 한 번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극이 적어도 전문적인 웹진을 작성하는 데는 단순 도파민 충족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자극은 되려 콘텐츠에 독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 자극은 어디서 충족해야 하는가? 케이팝 콘텐츠에선 자극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롭게 나왔다거나 현재 유행하는 것, 그리고 꾸준히 수요가 있는 것으로 말이다. 새롭게 나오거나 유행한 소재의 경우 아이돌의 데뷔부터 컴백, 행사 등을 꼽아볼 수 있을 것 같고 꾸준한 수요의 경우 플레이리스트, 추천 기사 등이 있을 것 같다. 전자는 처음 기사가 나왔을 때 조회수가 높게 나오고, 후자는 콘텐츠를 발견하는 사람들에 의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다. 그렇기에 콘텐츠를 만드는데 어떤 소재를 골라야 하냐고 묻는다면, 이와 같이 대답할 수 있다. 어떤 한 사건이 화제가 되었거나 화제가 된 이후 리뷰 형식으로 짚고 넘어가길 원한다면 새롭게 나오거나 유행한 소재를 사용한다. 반대로 내가 자신 있게 쓸 수 있거나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싶을 때, 새로운 것을 설명하기 전 짚고 넘어가야 할 소재가 있다면 꾸준히 수요가 있는 주제를 채택하는 것이 좋다.





© 본인 제공


케이팝 웹진 기사를 작성하며 가장 많이 느낀 애로사항은 의외로 글의 전개 방식에 관해서였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이 부분에 걸려 고생하는 중이다. 나는 보통 글을 작성할 때 작성을 시작하기 전 글의 뼈대를 정해놓는 편이다. 서론–본론–결론의 순으로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본론의 개수를 나누는 일 또한 중요하다. 내가 어떤 주제로 작성할지에 따라 세부적으로 이야기할 것이 그 안에서 또 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꽃갈피》 시리즈 기사를 작성했을 땐 세 번째까지 시리즈가 발매되어 본론을 3개로 나누었고, 플레이리스트 기사에선 소개하고 싶은 곡의 수에 따라 본론을 나누었다. 이렇게 글의 뼈대를 나눈 후 어떤 내용을 적을지 소제목을 달고, 그 아래로 자료를 조사하며 꼭 넣을 내용에 대한 전개를 세세하게 작성한다. 미리 개요를 짜두면 좋은 것이, 내가 기사를 바로 작성할 때 써야 할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언젠가 뼈대를 만들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더니 기사의 방향이 중구난방이 된 적이 있었다. 중구난방이 된 기사는 독자가 읽었을 때 가독성이 떨어질뿐더러 글의 전달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는 영상도 마찬가지이다. 기획안이 없이 찍은 영상은 무슨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은지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제아무리 예쁘게 편집하고, 화려한 효과를 넣은 영상 콘텐츠라도 전하려는 메시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당장 콘텐츠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면 개요를 먼저 정해라. 뼈대를 세우는 것이 콘텐츠 제작 과정의 반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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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콘텐츠를 만든다. 이미 작성할 내용을 앞에서 다 정하고 왔기에, 요약을 긴 글로 풀어쓰거나 영상을 포맷에 맞춰 촬영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작성한다고 끝이 아니다. 이전 글쓰기 강의에서 들은 말이 있다. 글쓰기는 쓰는 일이 아닌 고치는 일이라는 말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것을 수정하고, 고치는 일이 계속되어야 한다. 웹진 기사의 경우 간단한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 것부터 시작해 뜬금없는 내용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글을 고치는 과정에서 내가 빼먹은 내용이 떠오르면 글에 정보를 덧붙이는 일 또한 좋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거진 기사를 작성할 땐 교정팀을 따로 구성한다. 내가 교정팀을 맡았을 땐 모든 원고를 지면에 복사해 빨간펜을 그어가며 확인할 정도로 꼼꼼히 글을 확인했었다. 제아무리 글을 여러 번 확인해도 고치는 일에는 끝이 없다. 이는 영상 콘텐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컷 편집부터 자막 바, 자료화면까지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손봐야 하기에 수정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과정을 혼자 수행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이 개입했을 때 그 효과는 더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나 혼자서 수정을 거치는 일은 굉장히 주관적이다. 특히 케이팝 콘텐츠일 경우,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곡에 대한 애정도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일이 잦다. 이때 콘텐츠는 굉장히 편파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렇기에 꼭 다른 사람을 거쳐 사소한 부분이라도 피드백을 받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모든 콘텐츠가 완성되면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플랫폼에 이를 게재한다. 플랫폼마다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지금 당장은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툴을 가진 플랫폼에 올리길 추천하고 싶다. 제아무리 좋은 플랫폼이어도 기능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자신에게 좋은 사이트라고 할 수 없다. 이 뒤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단계가 남았지만, 이는 또 다른 이야기므로 해당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케이팝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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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10년 전까지만 해도 케이팝 콘텐츠가 이렇게 많이 쏟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산업의 중심에 케이팝이 자리 잡고 있고, 그렇기에 케이팝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필자가 생각했을 때 가장 좋은 케이팝 콘텐츠는 역시 애정이 담겨 있는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 케이팝은 여러 산업 가운데 팬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유일무이한 산업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콘텐츠 또한 팬의 애정이 담기지 않을 수가 없다. 제아무리 케이팝 전문가라고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들 팬만큼 케이팝과 그 실태를 잘 아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돌레는 다양한 케이팝 팬이 모여 지금까지 케이팝에 대한 다양한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다. 그 어느 콘텐츠 하나 애정이 묻지 않은 것이 없다. 팬이기에 좋은 말도 해줄 수 있고, 때로는 잘못된 현상에 일침을 날릴 수도 있는 것이다.

케이팝 콘텐츠를 처음 만드는 것은 자칫 어려운 일로 느껴진다. 내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목소리가 곧장 들려오고, 조금이라고 말이 틀어졌다간 비판이 쏟아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케이팝 콘텐츠가 왜 나와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케이팝 콘텐츠를 잘 만드는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결국 케이팝 팬의 공감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은 결국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그들의 관점을 도출해 내는 데 있다. 그렇기에 다수의 의견에 속하지 않는다 해도 자기 생각을 콘텐츠 안에서 드러내고, 이야기 전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동아리에서 콘텐츠를 발행해 오며 가장 중요하게 배웠던 부분이다. 모든 팀원이 각자의 애정으로 콘텐츠를 만들며, 그 진심은 보고 듣는 구독자들에게도 전해진다. 앞으로도 이곳을 비롯한 많은 케이팝 콘텐츠팀, 그리고 개인들이 좋은 케이팝 콘텐츠를 팬들에게 전할 수 있길 바란다.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또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던 아이돌레와 이제 작별할 시간이다.


내 대학 생활의 모든 순간을 함께해주었던 아이돌레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전할 수 있길 바란다. 안녕, 아이돌레!







목업1.png 9호 펀딩 중!(~9.22까지)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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