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국,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2025년의 기록

by Defin

2025년의 나는 회사원에서 프리랜서로, 프리랜서에서 자영업자로 넘어가는 시기에 서 있었다. 완전히 건너온 것도, 그렇다고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닌 중간 지점. 동시에 가장 소중한 사람과 미래를 약속하고, 혈연이 아니라 선택으로 만들어가는 나의 가족을 일구어가는 과정 한가운데에도 있었다. 일과 삶, 관계와 미래가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던 해였다.


나는 늘 하고 싶은 걸 잘하고 싶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잘하는 걸 하자,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살자며 스스로를 조금 시니컬하게 설득하고 있었다. 현실적인 말들이었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 다만 그 말들은 내가 꿈을 꾸지 않기 위해 선택한 말들이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그래서, 너는 뭘 하고 싶은데?"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 다시 나를 꿈 쪽으로 돌려세우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 하나로 나는 다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됐고, 그와 함께 그의 매장을 만들어가며 자연스럽게 나의 매장, 나의 공간, 나의 브랜드를 상상하게 됐다.


돌아보면 나는 회사 안에 있을 때보다 회사 밖에 있을 때 조금 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대신 훨씬 불안정했고, 매 순간 나 자신을 설명해야 했고, 스스로를 영업해야 했다.


나는 영업에 재능이 없는 편이라 그 시간들이 참 힘들었다. 나를 포장하는 일, 나를 증명하는 일, 나를 앞에 세우는 일이 늘 버거웠다. 그럼에도 무작정 독립한 것 치고는 외주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 많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어찌저찌 이어졌고, 나는 그 불안정 위에서 계속 서 있었다.


하지만 성미라는 건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라, 나는 남의 것을 만들어주는 일보다는 내 것을 가꾸고 만들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공감받고 싶다는 욕망이 훨씬 큰 사람이라는 걸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그 무렵부터 내가 가장 크게 바뀐 건 브랜딩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 브랜드가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소통이 되고, 소통이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생각하는 일. 기획과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마케터의 시선으로 브랜드를 바라보게 되면서, 내 일의 기준달라졌다.


NEWYOLK에 이르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있었다. 무엇을 말할지, 어떻게 보여줄지, 어떤 온도로 사람들과 대화할지, 어떤 방식으로 구매까지 이어지게 할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그들의 기억에 남을 것인지.


팝업을 준비하면서도 동시에 콘텐츠를 찍고, 기록하고, 소통하고, 다른 브랜드와 공간과의 협업을 논의하며 미팅을 하고, 외주 작업도 멈추지 않았다. NEWYOLK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자아실현이 아니라, 그렇게 바뀐 관점 위에서야 비로소 가능해진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프리랜서 독립이 내가 알을 깨고 나온 첫 순간이었다면, NEWYOLK 팝업은 그 깨진 알 안에 남아 있던 노른자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본 경험에 가까웠다. “아, 그래. 나는 사실 이걸 원했구나. 내 브랜드를 만들고, 내 손으로 내 세계를 만들고, 그 결과에 대한 반응을 직접 마주하고 싶었던 사람이었구나.” 결국 나는 사랑받고 싶어 했다는, 조금 부끄럽지만 아주 솔직한 마음을 그제야 인정하게 됐다.


솔직한 나를 마주한 채 누군가와 나란히 걷는 일은 서로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 각자의 단단한 부분을 조금씩 부숴내는 일이기도 하다.


수없이 도망가고, 무너지고, 다시 외면하고 싶어졌던 순간들 속에서도 말없이 나를 받쳐주고 다시 나 자신 앞으로 돌려세워준 사람이 있었다. 삶의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도록 옆에서 버텨준 존재. 내 삶의 귀인에게 2025년의 감사함을 남긴다. 그리고 2026년에도 잘 부탁한다고. 우리는 서로를 완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흔들릴 때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주는 디딤돌 같은 존재, 각자의 무게를 잠시 기대도 괜찮은 단단한 돌 하나쯤은 되어줄 수 있기를.


2026년의 나는 여전히 불안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이미 알을 깼고, 노른자를 보았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그래서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덜 도망치며, 나의 삶과 나의 브랜드를 같은 방향으로 밀어보려 한다. NEWYOLK도,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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