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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이 Sep 18. 2020

캠핑카의 기원
모토홈과 캠핑카, 그 오묘한 차이

① 출발점은 사람과 마차

모토홈(motor-home)의 기원은

모토홈의 기원은 특정 사물이나 단순 발명에서 찾기보다는 사람과 집(Home) 그리고 역사에서 그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자동차의 발명이 있기 전 19세기 이전부터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소나 말과 같은 가축에 수레를 달고 사용한 것이 마차의 유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전쟁이 많았던 16세기만 보더라도 전쟁을 하거나 전쟁을 피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될 경우 바다 혹은 강에서 사용했던 배와 더불어 가축을 이용한 마차는 당시 유용한 운송수단이었을 것이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마차의 사용은 지구촌 모든 문화권에서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운송수단이다. 여기에 생활의 편리성을 위해 15세기 전부터 포장을 씌운 마차가 동·서양문화권에 등장하였으며 19세기 이후 자동차의 발명과 집의 편리함을 추구하게 된 것이 모토홈의 기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문화에서 모터홈의 기원을 찾기보다는 마차 문화가 대중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산업혁명과 기차와 자동차의 발명을 이룬 유럽과 북미의 문화권에서 모토홈의 기원과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할 수 있다.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15세기 중세 유럽은 지리적 여건상 강이나 산맥을 국경으로 무수히 많은 부족국가가 대치하는 형국으로 이들은 종교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변국간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게 된다. 강대국은 약소국을 지배하려는 정복전쟁의 시대가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강자와 약자 모두는 살아남기 위해 당시 가장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으로 마차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크게 강조되었다. 그러한 이유로 마차의 용도는 수개월에서 수년씩 계속된 전쟁에서 군수품을 장거리 이동하는 수단으로 비와 눈 그리고 더위와 추위를 막는 수단으로 혹은 요리하고 잠을 자는 수단 등의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군사용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쓰이면서 마차의 쓰임새는 운송 수단뿐 아니라 집(Home)의 역할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다용도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마차는 유럽에서 아메라카 대륙으로 이주한 사람들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는데 대륙을 넘어서도 같은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서 미국의 근·현대사에 이름 붙여진 서부개척시대의 포장마차문화가 만들어진다. 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은 이후 가족과 함께 포장마차를 타고 골드러쉬를 쫒아 동부에서 서부로 이주하게 되었고 광활한 서부대륙에 모여 더위와 추위 그리고 짐승들과 원주민 등 갖가지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이주민들의 포장마차는 하나둘 모이게 되면서 집단을 만들었으며 음식과 물건 등을 만들어 팔게 되면서 포장마차촌이 형성되었으며 이윽고 부락의 형태로 마을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후 포장마차촌으로 옮겨다니는 마차가 생기는 등 이후 사람들에게 포장마차는 단순히 운송수단이 아닌 주거 및 생활공간으로써 집(Home)의 의미를 크게 부여하게 된다.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유럽의 지형특성상 인접국가간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등 빠른 소통을 위해 마차의 길이는 다소 짧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북미의 지형특성상 대가족을 이끌고 드넓은 대륙을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해서 유럽형에 비해 마차의 길이는 길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집(Home)을 떠나 오지로 여행을 나선 사람들은 기후와 환경의 차이로 필요한 기능과 용도가 더해지는데 이는 유럽형의 마차와 북미형의 마차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로인해 마차의 기능과 용도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후 자동차의 발명으로 ‘말’은 자동차(Car)로 대체되었고 포장마차공간은 주거 및 생활공간으로 기능이 더해지면서 오늘날 모토홈의 기원이 된다. 거기에 고향의 그리움 등 향수를 달래주고 편안하고 안전한 집(Home)의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서 모토홈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겐 캠핑카와 모토홈을 부르는 명칭에서부터
 외국과 큰 차이가 있다. 한국소비자들에게 모토홈이란 명칭은 생소할 뿐 아니라 부르기 매우 큰 부담을 느끼지만 캠핑카란 명칭은 아주 편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차이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건 사람(Human)과 집(Home)에 대한 관점, 즉 문화적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권에 따라 집(Home)에 대한 개념의 차이는 살아가는 생활양식을 결정지었다. 생활양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후와 토양 등 입지환경과 정착과 유목 등의 주거문화라 할 수 있는데, 이때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농경사회와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옛날 유럽은 농경사회를 만들기엔 척박한 기후와 토양으로 정착하기에 제한이 많았으며 인접국가간 무수히 많은 전쟁을 치르게 되면서 집(Home)은 거주보단 유목의 목적이 크게 자리 잡게 되었다. 반면 오랜 옛날 한국은 비옥한 기후 환경으로부터 일찍이 농경사회를 이루었으나 근현대사까지만 봐도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다만 한국전쟁의 역사는 정복보다는 지배를 당하는 역사로 이것이 오랜 시간 반복되어온 결과 집(Home)에 대해 타문화권과 많은 견해 차이를 보인다. 전쟁의 역사 속에서 남성은 전쟁의 도구가 되어 집(Home)을 떠나야 했고 여성 또한 전쟁의 희생물이 되어 집(Home)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집(Home)을 떠난 이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수난의 역사는 주변 강대국들의 의해 무수히 되풀이 되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집(Home)은 단순히 편리한 수단보다는 소유와 주거의 목적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는 대대로 물려받아 후손을 이어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대한 연민을 부여하게 되는데 삶의 연민을 부여한 집(Home)의 대한 개념은 대를 넘겨 살아가면서 우리의 정서와 의식 깊숙한 곳에 떠날 수 없는 고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장독대,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이를 대변하는 특징이 난방문화와 음식문화로 설명될 수 있다. 기후 혹은 전쟁 등의 이유로 정착보다 이동의 삶을 선택한 문화권에서 집(Home)이란 살아남기 위해 빠른 이동과 휴대 그리고 설치가 편리한 벽난로(화로)방식의 난방문화로 발전되었고 집(Home)의 형태도 잠시 머무르는 형태로 진화되었으며 음식문화도 패스트푸드의 형태로 진화된다. 



벽난로,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반면 정착을 선택한 문화에서 집(Home)이란 농경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이동보다는 정착하는 삶의 양식을 선택하게 되었고, 오래도록 한 곳에 머물기 위해 이동과 휴대 그리고 설치는 불편하지만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온돌방식의 난방문화를 발전시키게 되면서 집(Home)의 형태도 평생토록 머무는 곳으로 진화하게 된다. 당연하게 음식문화 역시 슬로우푸드 형태로 진화하게 된다. 

한국의 음식문화의 대표는 당연 발효음식이라 할 수 있다. 발효음식은 오래도록 숙성과정을 거쳐야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슬로우푸드로 특정 음식에 국한되지 않고 젓갈과 같이 양념에서부터 김치와 같은 완성된 음식에 이르기까지 음식문화 전체에 걸쳐 그 수가 매우 많고 다양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한울타리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대대손손 함께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였기에 가능했을 문화적 특징으로 사람(Human)과 집(Home)을 동일시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불멍'을 아는가?

불멍은 장작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캠핑을 떠나 본 사람이라면 불멍의 기분을 이해할 것이다. 캠핑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불멍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불을 지피는 행위로 시작된다. 

캠핑의 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쥐포구이 Ⓒ멀티플

이때 조용한 음악이 있으면 더 좋다. 그러나 음악이 없어도, 구워먹을 맛있는 음식들이 없어도 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한밤의 이야기를 하는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하다는 캠퍼들이 많다. 

우리에게 캠핑이 새로운 문화가 된 점은 바로 이런 특별함에 있다. 아궁이에 앉아 매일 난방을 위해 구들장을 덥히던 아낙들에게 '불멍'은 여유가 아니라 생존이었을 것이다. 뜨거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불앞에 앉을 잠시의 여유도 없이 나무의 기운이 불에 흡수되어 사그라들길 그저 바라보고있을 여유도 없던 과거를 지나 경제성장을 이뤄낸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캠핑은 낭만이며 여유다. 따라서 한국인에게 움직이는 자통차를 '모토홈'으로 부르기보단 캠핑을 목적으로 제작된 '캠핑카'로 부르는 것이 훨씬 익숙할뿐아니라 자연스럽다. 

이제 질문해보자. 


당신에게 캠핑은 어떤 의미인가?
여유, 낭만, 생존, 도전, 비움..  
그 어떤 의미도 좋다.
떠날 여유만 주어진다면 삶의 윤택함에 감사가 선물로 따라올테니...
그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2018.09.23. 강원도 고성군 거진앞바다 캠핑 Ⓒ멀티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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