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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서C Sep 17. 2016

2016. 열여섯 번째 책

매력적인 장 여행

[과학] 매력적인 장 여행 / 기울리아 엔더스 / 배명자 / 와이즈베리

1.

요즘 먹는 것을 많이 바꾸고 있습니다. 과식을 자제하고, 육류는 적당하게만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술도 폭음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요거트를 즐겨 먹으려고 하고 과일과 채소,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찾아 먹고 있어요. 그리고 매일 저녁에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약을 먹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동안 막 대해서 미안했던 내 장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제가 읽은 두 권의 책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2.

저번에 엘레나 콜린의 <10퍼센트 인간>을 읽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장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면 이 번에 읽은 기울리아 엔더스의 <매력적인 장 여행>은 내 장의 소중함에 대한 믿음에 쐐기를 밖는 책이었습니다. 두 책 모두 장 속의 유산균을 다루고 있는데 <10퍼센트 인간>은 좀 더 학술적인 느낌이 나는 반면(용어도 어렵고, 논문 인용도 많고), 이 책은 대중교양서 같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할까요. <10퍼센트 인간>은 저번에 썼던 서평으로 대신하고 https://brunch.co.kr/@magicsm/34 오늘은 <매력적인 장 여행> 책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3.

이 책은 우리 몸에서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신예 의학자인 저자 기울리아 엔더스는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도 재미있게 몸에 대한 지식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좁혀서 매력적인 장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우선 이 책은 재미있어요. 글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써서 장에 대해 궁금하긴 하지만 어려운 용어와 의학 알레르기에 과민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다가갑니다. 읽으면서 어렵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았어요. 더욱이 중간중간 귀여운 그림들도 함께 하지요.ㅎㅎ 같은 장 이야기를 담은 <10퍼센트 인간>은 호흡을 골라 읽어야 될 만큼 어렵기도 하고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의학 어휘 때문에 세심하게 읽었으나, 이 책은 그런 것 없습니다. 휙휙 속도가 붙습니다.


4.

본격적으로 책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 몸을 따져보면 크게 혈관계, 신경계, 소화계로 나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우리는 혈관계로 대표주자인 심장, 신경계의 대장인 뇌에 대해서는 끔찍이 아끼고 중요시하는데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소화계의 장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그럴 것이 장이 좋지 않거나 소화 기관이 문제 있다고 해서 앞서 두 심장과 뇌에 문제가 있을 때처럼 호들갑 떨지 않잖아요. 대수롭게 넘기는 장에 대한 이야기이니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로는 앞의 두 기관처럼 우리 몸에 장이 놀랍고도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면역체계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 알레르기를 비롯해 스트레스와 호르몬 변화까지 다양한 역할이 장에서 수행하고 있다더군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어떻게 수행하는지 메커니즘을 보고 싶다면 쉽게 설명한 이 책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더 학술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10퍼센트 인간>도 추천하고요.


5.

크게 3부로 책이 나뉘어 있는데, 1부는 우리 몸 중 소화계 각 기관을 친절하게 설명해줘요. '아 소화계가 이렇게 구성되어 있고, 이런 역할을 하는구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생물 과목을 열심히 공부했거나, 평소 우리 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시 기억을 상기시키는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2부에서 소화계에서 일어나는 불균형 현상과 이상 현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앞 1부의 연장선에 있어요. 쉽게 말하면 1부와 2부는 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상식 습득 편에 해당하겠군요. 이 책은 3장이 핵심인데, 우리 몸의 장이 너무 중요한데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 장을 중요하게 만드는 100조 마리의 미생물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라 복습 차원에서 주의 깊게 읽었고, 또 주의 깊게 읽은 만큼 장과 미생물에 대한 경외감이 한층 더 커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더해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에 대해서요.


6. 

마지막으로, 제 글은 읽었지만 책은 별로 읽을 생각이 없으신 분들이나 인과관계나 현상은 몰라도 되니 몸을 좋게 하기 위한 결과만 알았으면 좋겠다는 사람을 위해 후려쳐서 2가지만 기억했으면 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내린 실천적 결론이기도 합니다. 그건 바로 '내 몸속에 좋은 유익균을 살게 하고', '그들(유익균)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 그 두 가지만 실천하면 됩니다. 유익균을 살게 하려면 요거트와 같은 발효식품을 찾아 먹거나 좀 비싸더라도 약국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사 먹고, 그 유익균에게 먹이를 제공하기 위해서 우리의 밥상 위에 채소나 야채, 과일 등 식이섬유 식단을 갖추는 것, 그것이면 됩니다. 실천합시다. 돈은 좀 든다지만 머니머니 해도 건강이 최고이지 않겠습니까. 몸 혹사시키지 마시고 잘 좀 대해 줍시다. 나중에 아프면 가지고 있는 거 다 필요 없어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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