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이 아니면 다 사실일까
처칠은 민주주의는 '가장 나쁜 제도' 라고 했다고 한다.
단, '그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제도를 제외' 하고 라는 단서와 함께.
민주주의는 분명 장점이 많은 제도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민주주의의 취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표방하는 것과 실제 작동하는 모습과의 괴리가 생각보다는 크다는 데 있다.
주식시장을 보면,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망(?) 한지 엿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합리적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다가
그 결과로 수많은 손실들을 보고 있는가.
잘못된 정보, 지나친 욕심, 감정에 휘둘리는 결정. 너무나 많은 방해물들이 합리적인 우리를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유혹하고 유도한다.
특히나 우리의 결정에 의해 누군가가 이익을 보는 곳에서는 더 극렬하게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 자신의 이익은 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그 방법 또한 스스로가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전제하에 민주주의는 최대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다. 이 전제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합리적인 생각을 구현해 내기 위해서는 검증된 근거들이 있어야 하고
그 근거들을 세상의 이치에 맞게 분석하고 조합하고 구성해내는 사고훈련 또한 뒤따라야 한다.
그렇게 끊임없는 진실의 추구와 그것들을 통한 쉼없는 사고훈련의 결과로 내린 판단도 세상이라는 불확실성 안에서 수많은 변수들에 의해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재건축조합이나 지역주택조합. 몇몇 코인프로젝트 들은 숭고한 취지에서 시작되었을 수 있다.
중앙에서 통제해주는 것은 잡음도 많고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우니 직접 이해당사자들끼리 협의해서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해결해 나가라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조직에 중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어떤 믿음이나 사상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때때로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이 되고, 합리적이라고 믿는 순간에도 실은 잘못거나 조작된 정보들에 의해 종국적으론 다른사람의 이익을 위해 소위 동원되고 만다.
지금 내가 지지하고 따르는 그 대상에 대해 누군가 비판을 한다면,
나는 그 비판을 즐겁고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렇지 않고 기분이 상한다거나 왠지 방어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나는 그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잃은 것이고 어느 순간 나는 그 대상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
p.s
주식시장은 본디 인간의 욕심을 극도로 자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끊임없이 이익을 전시하고 fomo를 유발하며 극도의 불안으로 밀어넣어 결국 돈을 잃게 만든다.
민주주의도 비슷하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며 감정이 폭발하게 만들고 가치관이 충돌하게 만든다.
그것이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기 쉬우며 나에게 의탁하게 만들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도 수익은 존재하며, 정치도 잘하는 이와 못하는 이는 분명 존재하고 큰 차이를 갖는다.
하지만 실제 그가 잘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고 판단해 내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얻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고된 일이다.
금융실명제는 이루어졌지만, 정치실명제 또한 이루어졌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투표권은 나에게 있지만, 실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차명으로 관리되고 있는 투표용지는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