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안에 여자와 친구가 앉아 있는 테이블, 옆에 엄마와 아저씨가 앉아있는 테이블이 놓여있다.
여자와 친구가 앉아있는 테이블 쪽이 밝아진다. 둘은 마주보고 앉아서 스테이크를 썰고 있다.
친구 너 엄마랑 사이 별로 안 좋았잖아. 같이 사는 거 안 불편해?
여자 편하다면 거짓말이지.
친구 너희 모녀관계는 참 어렵다. 세상에서 젤 편해야 되는 사람들끼리 왜 그러냐.
여자 너도 알잖아. 나 혼자 자라다시피한 거.
친구 (이해가는) 하긴...너네 어머니 좀 일반적인 어머님 유형에 드는 분은 아니었지. 학부모 상담도 네가 참여하고... 소풍날 도시락도 안싸주셨잖...(여자 눈치 보는)
여자, 아무렇지도 않게 고기 썰어 삼킨다.
친구 그러고 보면 너 참 야무지고, 당찼어. 아빠 돌아가시고 아르바이트 해서 생활하고, 장학금 받아 대학 다니고...
친구, 여자를 보는데 여자가 다른 생각에 잠긴 듯 멍하다. 여자, 고기를 썰다가 힘이 빠진 듯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는...
여자 넌 만약 신랑이 어느 날, 갑자기 너한테 “이혼해 달라, 여자가 있다” 하면 어떨 것 같아? 순순히 해주겠어?
친구 (미심쩍은) 이거... (머뭇거리는) 니 얘기니?
여자 (친구 눈 피하는) 아니.. 회사 친한 동료 중에...
친구 야! 사실대로 말해. 이거 니 얘기지? 내가 널 하루 이틀 봐? 니 눈빛만 봐도 알아.
여자 (고개를 숙이는).....
친구 (칼을 놓고 심각해진) 그 사람 너한테 잘했잖아. (흥분한)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녀놓고! 나쁜 새끼! (여자보고 진정하려하는)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여자 글쎄... (한숨 쉬는) 그걸 모르겠어.
여자와 친구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옆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엄마 이거 얼마 안 되지만, 급한 불부터 끄세요.
여자, 익숙한 목소리 들리는 쪽 보면 엄마가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서 아저씨(옆에는 카메라 가방이 놓여있고)에게 봉투를 건네고 있다.
아저씨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됩니다.(두툼한 돈봉투를 엄마에게 다시 준다.)
엄마 이래야 제 마음이 편해요. 받으세요.(아저씨에게 봉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