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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글 Jun 19. 2016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꿈이 나에게 - 그 매력적인 시간


아주 오랜만에 휴일에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급하게 툭 던져진 6시간 정도의 free 한 시간 앞에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계속 무얼 할까 즐거운 고민 중이다.

글을 쓸까, 영화를 볼까, 쇼핑을 할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 안에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밥벌이가 아닌 글쓰기임에도,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감정노동이 아님에,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보살펴가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내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라고 자위하며 그 끈을 이어나가고 있는 요즘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고 때론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는 집착은, 자칫 가정이 있고 특히 아이가 있는 주부에게는 스스로를 혹사시키거나 가족이나 주변 사람을 등한시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고 있고, 스스로 경계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 아이가 다쳤고, 그로 인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졌다. 체력소모와 시간적인 여유가 줄어듬과 동시에 집중력도 다소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잠을 줄이며 글을 쓰고도 일상적인 생활이 유지될 만큼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도 아니고, 의도치 않게 잦은 짜증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어필했던 모양이다.


"요즘 글이 안 잘 써져?"


"으.. 응? 아니 그건 아니고.. 쓰고 싶은 건 많은데 집중이 잘 안되네. 누가 시켜서 쓰는 것도 아닌데 은근 힘들어.."


"힘들지. 원래 머리 쓰는 게 힘든 거야. 글쓰기도 감정 노동 이지 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조급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머릿속에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예전에는 쓰고 싶은 게 생기면 내가 아닌 그분이 쓰는 것처럼 막 손가락이 알아서 쓰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느낌이 잘 안와. 힝..."


"내일 슬이랑 시골에 좀 다녀올께. 혼자 시간 좀 보내면서 조용히 글을 쓰던 영화를 보던지 해봐."


"진짜? 그래도 되겠어? 고마워."


혼자 영화를 볼 거다.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80% 정도 비어있는 감성 배터리를 충전해 줄 수 있는 귀하고 매력적인 시간이다. 누구 아내, 누구 엄마를 잠시 넣어두고 나만 열어두고, 나만 돌아보기로 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내고 즐기다보면 '혼자'라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할수 있다.

                                               사이토 다카시
                      <혼자있는 시간의 힘> 중에서   


특별한 무엇을 남기지 않아도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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