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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 Mar 08. 2023

밥벌이의 괴로움은 노을 사진으로 푼다

일이 많거나 힘들수록 작은 틈만 생기면 공원과 하늘을 찾아 걷는다. 하루 종일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폰만 바라보다 눈이 충혈되어 따갑고 바로 뜨기조차 버거운 때에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찾는 쉼 그리고 공원을 걸으며 맞는 공기에 고통이 다소 가라앉는 듯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은 느낌도 들고.



요즘이 그러한 때였다. 일과 사람에 치여 아무 생각 없이 화장실도 못 가고 일 할 때면, 나 지금 뭐 하고 있나, 내 인생은 어디에... 하는 회의감이 들곤 했다. 더군다나 내 일이 아닌 누군가의 실수로 불필요한 일들을 계속해서 치우다 보면. 뭐, 내가 실수할 때도 있을 거고. 어쨌든, 개인이 아닌 기업 일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는 좋으나, 그로 인해 망가지는 내 몸은 누가 챙겨주나. 그래서 나는 멈춘다.


특정 업무 마감 약속을 위해 달리면서 없는 틈을 만든다. 의자에서 일어선다. 나간다. 걷는다. 아주 잠시이겠지만, 그래도 살려면 나가야 한다, 하며 내 몸을 떠민다. 계단이라고 한 바퀴 돌고 오는 거다, 중얼거리며 문을 연다. 일에 치여 쓰러졌던 때와 심한 번아웃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면서. 그렇게 일의 흐름을 일부러 끊는다. 어차피,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내 몸이기에 내가 더 아껴야 한다. 결국, 살려고, 더 잘 살려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게 일이지 않나, 싶어서. 그렇게 나선 길...


하늘이 맑기라도 하면 잘 나왔다 생각하곤 했다. 노을과 구름이 그림 그리듯 펼쳐질 때면 이 맛에 걷는다, 웃어봤다. 게다가 공원 나무에 푸르고 빨갛고 노란빛이라도 들면 이 따스한 빛을 오래 보려면 역시 건강해야지, 걸어야지, 싶었다. 


그래서 일하다 힘들 때면 하늘을, 공원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을을 즐긴다.

그 시간을 만들어, 내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까닭에, 오늘도 난,

밥벌이의 괴로움은 노을 사진으로 풀어본다. 

그 덕에 내일도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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