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거나 힘들수록 작은 틈만 생기면 공원과 하늘을 찾아 걷는다. 하루 종일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폰만 바라보다 눈이 충혈되어 따갑고 바로 뜨기조차 버거운 때에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찾는 쉼 그리고 공원을 걸으며 맞는 공기에 고통이 다소 가라앉는 듯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은 느낌도 들고.
요즘이 그러한 때였다. 일과 사람에 치여 아무 생각 없이 화장실도 못 가고 일 할 때면, 나 지금 뭐 하고 있나, 내 인생은 어디에... 하는 회의감이 들곤 했다. 더군다나 내 일이 아닌 누군가의 실수로 불필요한 일들을 계속해서 치우다 보면. 뭐, 내가 실수할 때도 있을 거고. 어쨌든, 개인이 아닌 기업 일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는 좋으나, 그로 인해 망가지는 내 몸은 누가 챙겨주나. 그래서 나는 멈춘다.
특정 업무 마감 약속을 위해 달리면서 없는 틈을 만든다. 의자에서 일어선다. 나간다. 걷는다. 아주 잠시이겠지만, 그래도 살려면 나가야 한다, 하며 내 몸을 떠민다. 계단이라고 한 바퀴 돌고 오는 거다, 중얼거리며 문을 연다. 일에 치여 쓰러졌던 때와 심한 번아웃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면서. 그렇게 일의 흐름을 일부러 끊는다. 어차피,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내 몸이기에 내가 더 아껴야 한다. 결국, 살려고, 더 잘 살려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게 일이지 않나, 싶어서. 그렇게 나선 길...
하늘이 맑기라도 하면 잘 나왔다 생각하곤 했다. 노을과 구름이 그림 그리듯 펼쳐질 때면 이 맛에 걷는다, 웃어봤다. 게다가 공원 나무에 푸르고 빨갛고 노란빛이라도 들면 이 따스한 빛을 오래 보려면 역시 건강해야지, 걸어야지, 싶었다.
그래서 일하다 힘들 때면 하늘을, 공원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을을 즐긴다.
그 시간을 만들어, 내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까닭에, 오늘도 난,
밥벌이의 괴로움은 노을 사진으로 풀어본다.
그 덕에 내일도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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