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꽃을 쫓는다. 그러나 올해 봄꽃은 쫓아다니기가 꽤나 힘들었다. 일에 묶여 있는 상황에 전국 꽃 축제를 제때 찾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꽃 축제 전 비가 내려 해당 장소를 찾았을 땐 이미 땅에 떨어진 꽃잎이 많았다. 꽃들은 저처럼 활짝 핀 방문객 얼굴 맞이할 생각에 들떴을 것인데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제 할 일을 강제로 내려놓은 셈이다. 그러나...
그 모습이 예뻤다. 시끌벅적한 사람들 틈에서 햇빛 받아 투명하고 하늘거리는 꽃잎 가득한 꽃나무를 볼 수는 없었으나, 앙상한 가지에 꽃잎이 지고 난 후임에도 그 색 묻어나 따스한 분홍빛이 예뻤다. 강한 비와 바람에 나뭇가지에 곱게 자리 잡았던 꽃의 형체는 사라졌으나 한 잎 한 잎 호수로 이어지는 냇가 위에 떨어져 몸을 맡기고 떠다니면서도 봄을 알리는 의지가 예뻤다. 꽃잎 떨어지고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냇가 위 조각난 꽃을 보며 봄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꽃나무도 참 예뻤다.
그랬다. 내 눈에 비 온 뒤 힘을 툭 - 빼버린 봄꽃과 봄나무는 참으로 예뻤다.
내려놓으니 더 아름답다, 싶었던.
사진도 이처럼 덜어내야 좋지 않을까, 했던.
사람도 이와 같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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