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밌는 사진전을 다녀왔다.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앤드루 조지의 작품으로 호스피스 관련된 <있는 것은 아름답다>였다. 죽음에 가까이 간 이들이 지난날을 돌아보고 현재를 마주하며 생의 마지막을 맞이함에 각자의 생각을 사진과 글로 남긴 전시였다. 평생 뚜벅이로도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우리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것만 하던 내가 조금씩 아픈 곳이 생기면서 묵직한 울림을 받았던 곳.
그런데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건 같은 갤러리 같은 전시 마지막 관에 마련된 <Everything Reminds Me of Everything> 공간이었다.
다른 곳인 듯 같은 곳 같은 착각이 들던 이 공간은, 여러 장의 사진을 붙여 하나인 듯하게 보이는 포토콜라주 방식의 작업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삶의 굴곡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나는 이 전시관 한가운데 서서 작품 멀리서 또 가까이 다가서서 사진을 살폈는데, 멀리서 볼 때는 하나의 긴 선이 벽 가까이 다가설수록 미세하게 다른 색과 재질로 이루어진 공간을 찍은 작품이란 걸 확인하면서, 이런 게 사진이지 싶었다. 작가의 생각이 너무나도 선명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주는 작품으로서 말이다. 이런 디테일은 객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테니까.
내가 소소한 일상을 사진에 담아서, 5년 뒤 10년 뒤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모아 출력하고,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의 인쇄물을 한데 모으면 내가 걸어온 길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삶이 묻어 나올 수 있을까, 궁금했던. 그리고 나와 가까운 이 나와 생각이 비슷한 이들이 만든 포토콜라주엔 어떤 빛이 묻어날지 궁금해지던.
그래서 좋은 전시였다고 생각했던. 작가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어서. 내 삶을 돌이켜보고 지금을 보고 또 앞을 바라볼 수 있어서.
이런 게 사진이지. 이런 사진을 찍어야지, 마음 챙겨보던. 이렇게, 삶은 또 이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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