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활동의 비결
이 글은 [최재천의 공부/최재천·안희경]을 읽고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p289
최) 그러던 어느 볕이 따뜻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느닷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왜 10년 넘도록 설거지를 아내의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날따라 이상한 자성이 일어난 거죠.
'저 사람도 나도 미국으로 공부하러 왔다가 둘이 만나 결혼했는데,
나는 왜 설거지를 아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을까.'
말이 안 되더라고요.
같이 살면서 집안일은 필수다.
성별에 따라 이 일은 누가 할 일이고,
이 일은 누가 할 일이고..
그런 건 없다.
예전엔 왜 있었을까.
왜 모를까.
그건 내가 편하게 살아와서다.
나 또한 아무것도 몰랐을 땐 그랬다.
이제는 안다.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 게 아니라
옷별로 분류하여 세탁기에 넣고, 그 시간을 계산했다가 꺼내어 말리고,
다시 개켜서 넣어 두는 것까지가 일이라는 것을.
하물며 전등조차 어두울 때 켰으면 밝을 때는 꺼야 한다.
당연한 건 없다는 걸 아는 순간 나는 자유로우며 책임 있는 삶을 살 자격을 가진다.
나는 어딘가에서 참 편하지 않은가?
그건 누군가의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편한지 한번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