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감에 대하여
가끔 밑도 끝도 없이 고등어가 생각난다. 먹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고, 가끔 고등어의 무정한 눈이 생각난다.
살아 있을 때의 고등어의 눈에서도,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반으로 갈라진 채로 익어버린 고등어의 눈에서도, 감정은 없다. 고등어에게도 생존에 대한 애착이 있을 텐데. 눈을 감지 않는 종족과 눈을 감을 수 있는 종족 간에는 이다지도 감정 교류가 어렵다.
김창완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에서도, 루시드폴의 <고등어>에서도, 고등어는 그렇게 가까운 존재인데도 내 머릿속에서의 고등어는 언제나 서늘하다. 어딘가에서 보았던 표현처럼 갑자기 문이 닫힌 냉장고 안의 고등어의 심정처럼 마음이 서늘할 때면 고등어의 목적을 알 수 없는 눈이 떠오른다. 감을 수 없는 눈 위로 덮이는 어둠이 생각난다. 몸 위로 거칠게 비벼지는 굵은소금의 따끔함이 아려온다. 그럼에도 고등어와 나는 서로 교류할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때로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