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 28_사는 맛

일하다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 20분인 어느날

by 달을읊다

실컷 일하다 돌아와 맥주 옆에 앉는 밤.


마음을 쥐어 채갈 정도는 아닌 소소한 근심은 있다.

그에 대한 나만의 방안을 정리해 둔다. 이러저러하면 될 거 같아, 내일은 그걸 테스트 해볼 생각이다.

내가 어떤 문제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기통제력을 지니고 있는 한, 괜찮다.


나는 지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 것은 없다고 회의하면서도 열렬히 갈구하는 이상주의자다.

그런 나이기에 삶의 대부분의 순간을 갈증난 채로 살아간다.

그러다 아주 소소한 행복이 내 냉장고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따금 깨닫는다.

일을 마치고 만족할만한 상태로 돌아와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는 것은,

삶에서 지속되던 갈증을 잠시 가라앉히는 것.

이게 사는 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