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 서투름

by 달을읊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사람은 생을 네 번 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는 정말이지 이번 생이 처음인 것 같다. 늘 얼떨떨한 채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을 겪는다. 때로 애매하게 행복하고, 애매하게 슬프다. 누군가의 다른 면을 만날 때, 나의 감정의 이유를 헤아릴 때, 30대 중반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려면 얼마나 더 자라야 하는 걸까, 서럽게 깨닫곤 한다.


서툴다 보니 오히려 일을 그르치지 않으려 진땀을 뺀다. 그런 일, 조금쯤 실수해도 괜찮고 조금 내가 손해 봐도 괜찮고, 어쩔 수 없이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때도 있다는 것을 나는 아직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 그 자체가 때로는 욕심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밤, 부끄러움과 동시에 무언가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여전히 감당하기 어렵게 생은 벅차다.


나의 웃음이나 다정함은 특히 서투르다. 사진 속의 나는 언제나 자, 웃으세요, 하는 말에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고모 알라뷰, 하는 조카의 애교에도 응응 알라뷰 투, 하고 어설프게 대답한다. 새언니의 고모가 영혼이 없다는 말에 한층 쑥스러워진다. 두 번째, 세 번째 삶에서는 조금 더 깊게 웃고 깊게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 조금은 더 자연스러워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31. 날씨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