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에게.
별은 지금 프랑스 파리에 있어. 그곳에 살고있는 한국인 신부님과 만나 잠시 머무르다가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거라고 했지. 정확히 언제부터 걷는지는 몰라. 그녀는 워낙 자유분방하거든. 그녀는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거라고 했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와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곳 나이로비에서 그녀를 기다리는거야. 물론 너에겐 그 방법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녀를 따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마을마다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는 한정적이고, 그곳을 오랜 시간 지켜온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거든.
별은 이곳 아이들에게는 천사같은 존재야. 모두가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그녀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겪을테고, 그걸 견뎌내는 일이 또한 쉽지는 않겠지. 난 지금 그녀가 다시 한 번 사춘기를 겪는거라 생각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고 했을 때 그녀는 자신 앞에 놓은 여러 문제에 난감해보였어.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서일까. 새로운 유혹이 있는걸까. 순례길이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과 함께 그녀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어.
때마침 받은 너의 연락이 그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네 연락을 무시할수 없었고, 당장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도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해. 그녀와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줄게. 그녀를 그리워하며 기다려도 좋고, 혹시라도 그녀를 찾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한다면 그녀의 사진이 많이 도움이 될거야. 그녀 옆에 있는 뚱뚱한 흑인 아줌마가 나야. 우리가 어쩌면 만날 수도 있다는 강한 예감이 들어.
나이로비에서 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