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련나무 Oct 12. 2023

요즘 본 일드 (양산형 리코, VIVANT)

내가 느끼는 드라마, 일드의 매력

저는 야금야금~ 드라마를 즐기며 봅니다.


K-드라마를 보다가 미드를 봤고, 미드를 보다가 영드를 봤고, 그러다 일드를 봤고, 중드를 봤고, 다른 나라의 드라마를 몇 개 더 보았습니다. 지금은 여러 나라 드라마를 거의 섞어 보는데, 그중에 저의 현재 취향은 압도적으로 '일드'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를 비롯 다른 나라 드라마를 아예 안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봅니다. 요새 한국드라마에서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효심이네 각자도생'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주말 8시 KBS 드라마는 거의 부동의 도적 시청률을 보이는 드라마죠. 시간대가 잘 맞아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유튜브에서 짧게 요점만 훑은 드라마 클립은 잘 보지 않습니다. 저는 대사 하나도 잘 지나치지 않으려는 편이어서, OTT를 이용해서 멈춰놓고 보더라도, 요점만 짜깁기 한 드라마를 보는 편은 아닙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볼 때, 직장 생활로 바빠서 짧은 요점 클립만 본 사람과 대화를 했는데, 아무래도 그 캐릭터나 스토리가 재밌어지는 디테일이 간과된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게 저에게는 재미여서 저는 그냥 풀-로 봅니다. 시간이 걸려도요...


제가 일드를 좀 더 즐겨보는 이유는- 우선 제가 너무 잘 아는 우리나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다 보니 비판을 좀 덜하면서 볼 수도 있고,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안 생겨서 보기가 편해서입니다. 언어도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연기에 대해 크게 비판하지도 못하는 것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일본 드라마가 스케일(?) 보통은 작아서입니다. 사무실이나 집, 그 외 나오는 공간-장소들이 작고, 단순하고, 깔끔한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래서 저에게는 다른 화려하고 복잡한 걸 배제하고 그냥 그 스토리 자체를 좀 더 집중해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넓은 멋진 집들, 넓고 큰 사무실, 화려한 자동차, 한 명 정도는 나오는 재벌- 그런 부분이 제가 본 일드에서는 별로 없었습니다. 어쩌면 일본에서는 그게 큰 건데, 제가 다르게 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만화원작 일드의 경우, 좀 과장된 표현이나 모습이 나와도- 현실성이 떨어져도-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예를 들어, '노다메 칸타빌레'가 공전의 히트를 쳤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드라마를 다시 리메이크했을 때, 공감대를 얻기가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우리나라는 현실성이 있는 스토리와 연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 들었습니다.   


모든 일드를 다 쓸 수는 없고, 오늘은 딱 2개만 골라서 써보려 합니다.


1. 양산형 리코 / OTT: 웨이브, 왓챠

양산형 리코 시즌 1 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제목이 처음엔 좀 딱딱한 로봇 느낌이 들어서 거부감이 갔는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프라모델'에 없던 흥미가 생기게 될 겁니다.


간단 줄거리는 홍보회사 이벤트부서에서 일하는 '리코'가 우연히 프라모델 가게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서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프라모델 캐릭터의 스토리에 본인을 이입시키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매 회마다 리코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스토리가 나오면서 그들도 프라모델을 경험하면서 새롭게 성장합니다. 이 이상의 스포는 하지 않겠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재밌었던 건, 작가가 이벤트 회사- 각 직원들의 스토리- 프라모델- 프라모델의 원작 애니메이션- 이 모든 걸 엮어서 흥미로운 얘기를 만들었다는 부분입니다.


프라모델의 각 특성이나, 프라모델을 만드는 방법들도 소개해 줍니다. 그리고 유쾌하면서 밝은 드라마인데 1편이 25분-30분이라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프라모델에 대한 이해도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참 좋았습니다.


양산형(mass production type, 대량생산타입)이라는 말에 맞게 시즌 1의 리코와 시즌 2의 리코는 같은 사람인데,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리고 시즌 1에 나온 배우들이 거의 그대로 시즌 2에도 나오지만, 리코와 마찬가지로 다 다른 시즌 2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프라모델의 세계를 접목한 작가의 작품관도 느껴지는 부분이죠? 가볍고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2.  VIVANT(비방)/OTT: 웨이브, 왓챠

VIVANT 포스터 (출처: 채널J)


VIVANT은 앞서 제가 일드를 좋아하는 특징 - '스케일이 작다'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우선 거의 몽골에서 촬영되었고, 실제 배우들도 몽골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배우들은 정말 한 획을 긋는 배우들이 많이 출현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와 '리갈 하이'에 나온 그 유명한 '사카이 마사토'와 '결혼 못하는 남자'와 '드래곤 사쿠라'로 유명한 '아베 히로시'가 나오는 걸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스토리는 너무 큰 스케일을 소화하려다 보니 좀 빈틈이 생긴 느낌- 약간은 무리하게 붙인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거기에 '일본'의 국익과 국방력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들어가 있는데, 이 부분을 스토리에서 풀어내는데 일정 부분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그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고 저는 봤습니다.


VIVANT는 종합상사회사에 다니는 '노기(사카이 마사토)'가 해외(가상의 국가 '발카')에 잘못 송금된 돈을 회수하는 것부터 출발합니다.


스토리를 노출함과 동시에 스포 시작이므로 그 외 스토리는 생략하겠습니다.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드라마 만큼은- 아무리 다음 편이 궁금해도 미리 스포를 보는 것은 재미가 떨어져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1편 처음 시작부터 압도적인 몽골의 풍경이 나옵니다. 몽골의 사막에서 주인공 '노기'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것으로 시작하거든요.


몽골 사막의 밤풍경, 말로 달리는 광활한 초원 등등.. 화면으로 안구 정화가 되는 기분입니다. 거기에 일본 드라마 음악의 대가 "센쥬 아키라"의 음악이 더해져 스케일의 효과가 더 커집니다. 몽골땅에서 노기가 쫓기면서 겪는 여러 일들이 흥미 진진 합니다.


저는 공안으로 나오는 '노자키(아베 히로시)'와 노자키를 도와주는 '드럼'에게 인기투표를 하면 표를 던지고 싶은 그런 유쾌한 캐릭터의 재미도 있었습니다.


중간에 '노기'가 어느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면서 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있는데, 사카이 마사토의 인물에 대한 입도와 연기의 내공이 그 부분에서 저는 크게 느껴졌습니.


쓰다 보니 너무 흥분해서 막 써버렸지만, 혹시 이 드라마들에 관심 가지는 분이 있다면, 제가 잘 소개드린 거였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폭력적이거나 진지한 드라마들로 좀 지친 분들이 있다면, 가볍게 잘 볼 수 있는 드라마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가 많아서 언젠가 또 기회가 되면 글 써보겠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문화생활 하는 가을이길 바라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사과 한 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