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내 머릿속을 트이게 해 주는’ 멘트에서 시작했다.
문득 거리를 걸어가다 자동차 사고가 나서 죽을 때, ‘이럴 거였으면 독립 한번 해보고 죽을걸 아쉽다’라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나의 롤모델 1이 내게 ‘지금 내 나이면 오히려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야 해. 차라리 너 나이 때 독립을 해볼걸 그랬어’라고 말해줬다.
나의 롤모델 2가 내게 ‘너는 아침이 얼마나 고요한 줄 알고 있어? 아무도 너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아. 네가 내는 소리 아니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 고요함 어때?’라고 말을 해줬다.
언젠가 쓸 일이 생기겠지 하고 그 말들을 마음속에 가만히 모아두었다.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을 모델링 하고 싶어졌다. 원하는 대로 내 감정을 다스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자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맞는지 틀린 지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한참 하고 있었던 요즘이라 그걸 그대로 인생에 적용해보았다. 증명하고자 하는 (연구) 가설을 하나 세웠다.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반대되는 이야기(귀무가설)도 만들어야 했다. ‘나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도 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라고 한다거나, ‘나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면 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라는 식의 반대되는 내용 말이다. 두 가지 내용 중에서 ‘나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도 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라는 내용을 골랐다. 저 말을 반박해야 했다. 반박을 하기 위해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생각 모델’을 들여다보았다.
‘행복 = 1, 안 행복 = 0’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를 모았다. 내 머릿속‘생각 모델’ 행복하다고 판정 내리는 영향을 주는 가중치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대부분이 과거의 기억이었다. 과거에 느꼈던 감정들이 잔뜩 어딘가에 뭉쳐 하나의 ‘가중치’ 역할을 했다. 내 머리는 그냥 그 가중치에 따라 행복을 빠르게 계산한 것뿐이었다. 마라탕에게 100 정도의 행복을 느낀다면, 내가 5 마라탕을 먹을 때 500의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커피를 마시거나 운동을 하는 것들은 압도적인 행복 가중치를 가지고 있었다. '하기 싫은 것을 참기’ 위해 스스로를 달래는 행동은 -100000 수준의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기존 내 머릿속엔
100 * (마라탕 먹은 횟수) + 5000 * (커피 잔 개수) + 6000 * (운동 시간) -100000 * (하기 싫은걸 해야할 때 참는 시간) =??
라는 식이 만들어져 있던 것이었다.
저 100, 5000, -200000… 의 숫자를 바꿔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 숫자들은 새로운 정보가 반복적으로 들어오면 바뀌는데, 그 ‘새로운 정보’를 가장 빨리 얻는 방법은 상황을 바꾸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장 확실한 상황, 내게 들어오는 부정적 경험은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변수마저 추가할 수 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보았다.
그것은 독립이었다. 그래서 독립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