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요즘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가 하면,
0.08 / 1134
열심히 모델링을 하고 있다. 몇 개월 전 K대 박사님의 강의를 들었을 때, 그가 한 말을 머리와 마음에 새겨두고 모델링을 하는 중이다. 그는 이미지 분류를 위한 데이터 전처리를 하고, 특징을 추출해 낼 때 ‘사람이 어떻게 접근하는지’ 생각해 봤다고 했다.
(꽤 오래전 기억이라 말투는 각색)
‘사진 속에 있는 물체를 인식한다고 가정해 보자고요. 우리 사람은 어떻게 저 사진 속에 있는 물체를 알아볼까요? 경계를 찾겠죠. 그리고 그 경계를 기반으로 물체 아우트라인을 인식하고선, 자기가 잘 알고 있는 ‘그 물체’라고 떠올리지 않겠어요? 이게 하얀 강아지의 털인지, 하얀 벽의 색깔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강아지를 잘 인식할 수 있는 눈코입부터 시작해서 그 눈길이 계속 따라가겠죠. 그 눈길로 결국 물체를 인식하고, 경계를 찾아내고, 찾아낸 경계를 기반으로 이 사진 속에 강아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그래서 강아지가 이렇게 되어있어도(뒤집어진 사진) 요렇게(짜부된 사진) 되어있어도, 사람이 인식하는 방식을 따라 설계해 모델링을 하면 결국은 찾아낼 수 있어요’
그는 그 말에 이어, 박사 후 연구자가 되어 회사에서 하던 생각방식의 일부도 알려주었다. 만약 우리 눈이 두 개가 아니라 한 개라면 어떻게 할까? 한 개일 때는 두 개의 눈보다 덜 보이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무엇이 선풍기이고 부채인지 잘 인식하지 안 하는가. 어둠 속에 들어가도,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 속 물건이 등장하면 더 잘 인식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콜드스타트 문제를 풀고 싶어 했다. 이미지의 변형을 어떻게 주면, 모델이 새로운 이미지를 보았을 때도 꽤 썩 괜찮은 답변을 할지 고민을 했었댔다. 한쪽 눈을 감고 물체를 보면 어떤지 궁금해했다. 자동화된 인식체계를 한 스텝스텝 잘게 쪼개어 그 ‘프로세스’를 파악해 터득하고 싶어 했다. 터득한 방식을 기반으로 모델에 학습시키고 싶어 하기도 했다.
지금 내가 딱 그런 상태이다. 이 단어들을, 문장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람들은 글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까. 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은 어떤 부분에서 가장 도드라질까. 개인마다 다른 글 속 패턴을 어떻게 파악해 낼 수 있을까. 개인의 인식체계, 사고의 틀, 고정관념, 패턴화 된 정보 처리 방식을 어떻게 모사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하더라, 나의 생각 습관과 말하기 습관은 어땠더라. 무슨 자극에서 시작해서 어떤 걸 분석하고 저장하고 남길까. 이런 정보를 보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등등…. 자동화된 패턴을 관찰하다 보니 나를 포함한 사람들 전체에 점점 큰 관심이 생긴다.
그래서 요즘엔 영상과 드라마보단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직접 보는 게 더 즐겁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하나가 되는 모습도, 반대의 사람들이 모여 역동을 발생시키는 것을 보는 게 신기하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하나,라는 그 생각이 인문학, 철학에서 그치지 않는 게 놀라울 뿐이다. 리소스를 덜 잡아먹고, 메모리 효율적인 방법들을 다루던 '우수한 알고리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양한 사람들의 경우의 수를 학습하기 용이한 형태로 포착해 정리하는 ‘데이터 중심’으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 어느 교수님의 강연이 생각나는, 그런 날이다.
bing.com/create, 프롬프트 : 하얀 벽 앞에 있는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글 배경/그림은 모두 bing , DALL E를 사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