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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넌 지금 노동을 하고 있는 거야. 일이 아니라." 혹은, "지금 노동하지 마세요. 운동을 하셔야 합니다"라는 말 말이다. 자기 계발 코치에게도, 헬스장 트레이너들의 입에서도 들었던 말이다. (스스로 연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남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결과가 나지 않는 움직임만 반복하지 말라는 간절함도 담겨있었다. 조금 더 시간을 아껴서, 더 빨리 결과물에 도달하라는 뜻도 있었다. 그 모든 건 결국, '제대로 잘' 하라는 이야기였다.
2년 전, 몸에 근육 좀 만들어보겠다고 어설프게 뛰어들었던 헬스장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아마 레그 컬에서였을 것이다. 드러눕기 전에 해야 했던 몇몇 거리 조정을 마치고, 배를 기구에 잘 올려놓고 복압을 잡고 다리를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 내 딴에는 꽤 머리를 사용해서, 최대한 '잘' 해보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렸다.
"회원님. 노동이 아니라 운동을 하셔야 한다고요. 이렇게 하면 그냥 다리 들어 올리기 밖에 안되는데 지금 그 운동하러 오셨어요?"
마음속에 가득 이는 분노는 둘째 치고, 허탈감이 먼저 들었다. 분명 '시키는 대로 다 한 것' 같았는데, 또 뭐가 빠져서 자꾸 제대로 자세를 잡고 있지 않는다고 할까 싶었다. 억울한 마음에 고개를 들고 따져 물었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도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저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러자 그는 다시 누워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선 내가 잊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뒤 허벅지를 자극하기 위해 레그컬을 사용한다면 그 부위에 자극이 오는지 확인이 필요했는데, 나는 그 부위에 힘이 들어갈 때즈음 다리의 온 힘을 다 풀어 툭하고 내려놓았었다. 게다가 나의 발목 각도는 다치기 딱 좋은 수준이었다. 그렇게 발목 각도를 만들면, 허벅지가 아니라 종아리 힘을 쓰게 되는데 이 또한 운동 목적이랑 너무 달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 싶었다.
몇 번의 지적을 더 듣고 나서야, 내가 운동에 쏟는 어떤 '주의 집중' 또는 '신경'이 정말 근육을 키우게 하는 과는 많이 멀어져 있음을 알았다. 내가 정말 '무엇'을 하러 온 것인지 생각해야 했다. 아마 나는 그때까지 운동 '퍼포먼스'를 했었을 것이다. 물론 필요한 근육을 적절히 사용해 3대 운동을 했지만, 사이드 운동할 때는 그 집중력들이 모조리 사라져 있었다. 목적에 부합한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것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노동'이 없었으면 '운동'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볼 때의 최선의 '운동'이 타인의 눈엔 '노동'으로 보이더라도 말이다. 그 노동을 했기 때문에, 잘못한 길이라도 이 방향까지는 나왔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노동' 덕분에 나는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스스로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내 머릿속엔 아직도 드라마 대사가 하나 떠오른다.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이 참 무능한 말'이라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세상은 삭막해서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말들 말이다. 알고 있다. 나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나는 결국 내 힘으로 '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동이 아니라 '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 상황마다 '노동'이라고 칭해지는 액션들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를 잘한다고 해서 다음 것에서도 잘 하리란 보장도 없다.
회귀 분석을 할 때 결과물이 잘 안 나오면 다중 분류 문제나, 이중 분류문제로 풀듯 생각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문제가 설령 다중 / 이중 분류 모델로 절대 풀 수 없고 꼭 회귀분석을 해야 한다면 다시 회귀분석 모델링을 위한 변수 엔지니어링을 시도할 것이다. 그래도 '앙상블의 힘'을 기대한다. 여러 분류 모델 또는 회귀 분석 모델들을 합하여 가장 좋은 답을 냈던 수많은 튜토리얼처럼 말이다. 나의 분류 모델을 찾는 것, 그리고 회귀 모델로 가기 위해 여러 변수 엔지니어링을 해보는 것. 그리고 '나에게 잘 맞는 변수 엔지니어링 방식'을 꾸준히 탐색해 나가는 것, 이게 내게 주어진 새로운 숙제 같다.
'노동'을 '일'로 연결시킬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