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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파이앤타이거 Jun 11. 2021

16. 깨진 도자기도 수리가 되나요?


긴 연휴가 지나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사무실 대청소를 하고 자리에 앉았더니, 작년 말 수리를 맡겨두었던 도자기가 도착했어요. 수리를 맡기고도 까맣게 잊고 있었더니, 택배 박스가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

차를 마시는 시간은 종종 명상의 도구가 됩니다. 자칫 한눈을 팔거나 딴생각을 하면, 물 한 방울이라도 꼭 흘리게 되어 버리니 저 같은 초보도 '알아차림'이 쉽습니다. 수리를 맡기게 된 다기들은, 두 눈을 모두 팔아버렸던 순간이 담겨있습니다.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한다든지, 급한 마음에 번잡하게 정리를 하는 순간 꼭 무엇 하나 깨지기에 십상입니다.


택배를 열어보니 금,은,먹칠을 한 기물이 보입니다. 아직 6개월 정도 더 말려야만 사용할 수 있지만, 벌써 설레는 마음입니다. 가만히 선을 따라 시선을 옮겨봅니다. 딴 생각 말고, 지금 여기에 집중해봐- 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가 가진 건 지금, 이 순간 뿐이라는 걸 깨워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은 햇볕이 따뜻합니다. 창문을 열면 은근히 차가운 바람이 불고요. 주말에 비하면 파란 하늘이 높아요. 반짝반짝 강물이 빛나는 순간도, 구름에 가려진 해를 찾아보고 은근하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들. 벌써 새싹이 삐죽 올라오는 나무까지도. 꼭꼭 씹어먹는 것처럼, 꼭꼭 눈에 담아봐요 우리.


Magpie&Tiger 가 전하는 ‘차와 닮은 삶’

� 16. 깨진 도자기도 수리가 되나요?

Link >> https://magpie-and-tiger.com/blogPost/lifelikeatea-16




‘차와 닮은 삶’ 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고 느꼈던 차와 닮은 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글, 이미지, 영상, 사진 무엇이든 좋아요. 이것도 차와 닮은 삶이지 않을까? 라는 작은 이야기를 던져보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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