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10시, 친구를 만나고 집 앞에 도착했는데 멀리서 찹쌀떡 소리가 들렸다.
어릴 때 생각이 나 괜히 사고 싶어져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스피커 성능이 좋은 건지 아무리 걸어도 시야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뛰었다.
한 70m쯤 뛰었을까? 드디어 찹쌀떡 수레가 보여 사장님을 외쳤다.
스피커를 끈 사장님한테 얼마냐고 묻는데 내 뒤에서 누가 또 황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롱패딩 아래로 보이는 핑크색 수면바지. 누가 봐도 집에 있다가 나온 느낌이었다.
그분도 나처럼 찹쌀떡 소리를 따라 뛰었을 거라 생각하니 웃기고 왠지 모를 동지애가 느껴졌다.
나는 쑥개떡 하나, 그분은 쑥개떡과 찹쌀떡을 하나씩. 우리는 그렇게 떡을 들고 헤어졌다.
쑥개떡 포장지에 헐레벌떡이란 문구가 쓰여있어 괜히 놀리는 기분이었다.
엄마 아빠는 네가 뭐 이런 걸 다 사냐며 놀랐고, 처음 먹어본 쑥개떡은 말랑하고 달콤했다.
다음에 찹쌀떡 아저씨가 오면 둘 다 사야지. 그리고 그분도 또 마주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