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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Jan 16. 2024

아이스크림은 두 개씩


방에 있는데 엄마가 말을 걸었다. 밖에 나갈 일 없느냐고. 그래서 없다고 하니 그럼 나가보란다.


결국 심부름하러 나가란 소리 아니냐고 웃으며 롱패딩을 잠옷 위에 대충 걸쳤다. 그 짧은 틈에 아빠의 아이스크림 주문까지 얹어졌다.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가서 심부름 목록이었던 조랭이떡과 아이스크림을 집었다.


어릴 때부터 삼 남매인 우리를 위해 부모님은 뭐든지 항상 세 개씩 사 왔다. 음료수도 세 개, 과자도 세 개, 아이스크림도 세 개.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위해 두 개씩 산다. 나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세 개.


어른으로만 생각했던 부모님이 다 큰 우리를 믿고 어려진 건지, 내가 커버린 건지 알 수 없는 순간들이 가끔 찾아온다. 엄마는 내 생각보다 김말이를 좋아하고, 아빠는 내 생각보다 넷플릭스를 좋아한다. 30년을 같이 살았는데도 처음 보는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난 이런 순간들이 왠지 모르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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