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구석

흰머리 메이트

by 릴리코이

퇴근시간 삐비빅 현관문이 열리고

한 손에 베스킨 하프갤런 달랑달랑 흔들며

내가 8살일 때처럼 웃어주는 우리 아빠


샤워를 하다가 문득

25년 평생 한 번도 욕실 바닥 내 머리카락 가지고

잔소리 안 한 고마운 우리 엄마


테레비 당구경기 결승전이라 꼭 봐야 한다는

맨날 결승전이냐며 티격태격

내가 참 좋아하는 따듯한 소음


나 금방 시집갈 거니까

지금 침대는 싸구려로 하겠노라며

바득바득 우겼는데


우리 아빠 우리 엄마 그리고 나


다 같은 흰머리 될 때까지

그 흰머리 서로 뽑아줄 때까지

영영 같이 살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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