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코뿔소 006
폭주하던 5공 군사정권에 온 몸으로 저항했던 6월 항쟁이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6월 항쟁의 결과로 획득한 대통령직선제는 6월항쟁의 염원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고, 그후 3당합당과 IMF를 거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느덧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을 빼앗기게 되어 어느 순간 6월 항쟁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도 물론 컸겠지요.
무엇에 홀린 듯 했던 지난 10년은 마치 과거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시대를 역행하여 과거로 돌아간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지나고 보니 6월 항쟁의 의미가 어떤 것이었는지가 다시 선명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6월 항쟁에서 뿌려진 씨앗들이 그때 바로 싹트지는 못했지만 땅이 묻혀 긴 겨울을 지내고 하나씩 둘씩 싹트는 것 같습니다. 아직 멀었고 미흡하다고 느껴지지만 30년 숙성된 민주주의를 우리는 향유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트럼프의 탄핵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대통령의 다른 비리나 실책 때문이 아니라, 선거과정에서 미국민이 아닌 다른 외부세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과 관련된 사안 때문이라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우리의6월항쟁보다 30년이나 지난 후에, 우리가 오랜 동안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삼아왔던 미국에서 말이죠.
어쩌면 민주주의는 계속 가꾸지 않으면 일순간에 이렇게 시들어버리는 화초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지부시 주니어가 엘고어를 석연치 않은 투표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에 당선 되어 많은 미국인들이 세계에 미안함을 표현 할때만 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지만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굳건하리라는 믿음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서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장점을 보여주길 바랍니다.